서비스노동자 6563명, 민주당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반대’ 의견서 제출

▲ 사진 : 서비스연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사항인 ‘최저임금 산입법위 확대’ 관련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여의도 국회 앞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5일부터 환노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20일까지 국회 정문 앞에서 “노동을 배제한 채 국회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최저임금법 개악을 저지하겠다”며 농성에 들어갔고, 현장에서 최저임금 인상효과가 이미 무력화돼 피해를 보는 서비스노동자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 섰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은 16일 오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월 월급명세서를 받아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논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회가 일방적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을 중단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에서 일한다는 박가영 씨는 “면세점의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면세점 노동자의 월급은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만 겨우겨우 올라왔다”면서 “올해도 수당을 기본급에 편입해 월급을 올리고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려는 편법이 면세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고발했다.

“결국 면세점 노동자의 월급은 1원 한푼 오르지 않고, 최저임금인상과는 전혀 무관한 처지가 됐다”고 개탄한 박씨는 “최저임금 당사자인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국회가 앞장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해 회사의 꼼수를 보장해주는 법안을 만들려 한다니, 이것이 정녕 사람중심 노동중심의 사회인가”라고 규탄했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월급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라고 했다. 콜센터 전화상담사로 일하는 이윤선 씨는 “콜센터 노동자들은 고객의 폭언, 협박, 성희롱 등으로 매일매일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며 일을 하지만, 회사는 매년 최저임금이 올라도 식대, 인센티브, 기타 수당을 감액하고, 이것을 기본급에 넣어 실제 임금은 인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된다고 했을 때 가장 기뻐했던 사람이 우리 콜센터 전화상담사들이었지만 역시나 회사는 더 발 빠르게 움직였고, 결국 우리 전화상담사들의 월급은 올해도 동결되거나 몇 만원 오른 것이 전부”라면서 더욱이 산입범위 확대가 논의되면서 임금이 인상된다는 기대감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노동존중 사회’를 말하는 정부와 여당이 실제로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노동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총력을 모아 오는 24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자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견을 마친 당사자 대표들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을 반대하는 ‘최저임금 당사자 의견서’를 민주당에 전달했다. 골프장, 마트, 면세점, 백화점, 호텔,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설치서비스, 화장품 판매 일을 하는 노동자 등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는 6563명의 노동자가 의견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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