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트럼프 정부의 철강 등 고율관세 정책 강력 비판

▲ 사진 :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국내 미시경제학의 권위자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 장벽을 높인 데 대해 “트럼프의 포퓰리즘 무역정책”이라고 규정하곤 “미국 경제나 세계 경제야 어떻게 되든 상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득만 얻으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준구 명예교수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어리석고 무책임한 Trump의 포퓰리즘 무역정책’이란 제목의 글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고 하자 미국 내 다른 산업들은 모두 이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값이 오를 것이고 이것이 다른 제조업에게는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비판하곤, “그 결과 미국 경제 전체의 고용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라고 역효과를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발표되자 미국은 물론 한국 등에서도 주식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을 두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증권가의)예상 때문”이라고 분석하곤 “미국의 보호관세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보복을 한다면 세계 경제가 무역전쟁 상태로 돌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명예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무지’한 국제수지 적자 대처법이 안고 있는 문제를 논박했다. 먼저 “트럼프의 무지는 국제수지 적자만큼 미국이 손해를 본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즉시 값을 지불하지도 않고 상품을 사다 쓸 수 있었는데 그게 왜 손해를 보는 장사입니까? 외상으로 준 우리가 손해를 본다고 말한다면 모를까요”라고 꼬집었다. 

이어 “관세를 부과하는 것 정도로 그 천문학적 규모의 미국 국제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경제학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미국 국제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이 바로 정부부문의 적자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른바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경상적자. win deficit)’ 문제를 환기시켰다. 보호관세를 아무리 부과해도 국제수지 적자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따름이란 것.

이 명예교수는 “국제수지 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우선 재정적자부터 해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곤 “그런데 트럼프는 재정적자의 규모를 크게 늘려 역주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는 오바마 재임 8년 동안 발생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2020년 즈음엔 재정적자 폭이 GDP의 6%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한다.

이 명예교수는 그러면서 “트럼프는 오바마로부터 근래 보기 드물게 호황국면의 미국 경제를 물려받았으면서도 그런 대규모의 재정적자를 일으킬 참인 것”이라며 “대규모의 재정적자가 계속되는 한 미국 국제수지 적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 분명하다. 근본적으로 재정적자를 손볼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 쓸모없이 무역마찰만 일으키는 바보 같은 짓을 하니 한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명예교수는 거듭 “보호관세가 미국 경제에 손톱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잘라 말하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높여줄지 모르지만”이라고 트럼프의 고율관세 정책이 인기영합 방식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이겨 재선하려는 의도임을 꼬집었다. 

이 명예교수는 “(미국 경제)분배상태 악화의 주범은 세계화가 아니라 바로 역대 공화당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다. 다시 말해 신자유주의 정책이 중저소득층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온 직접적 원인”이라며 “트럼프와 공화당은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나라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들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교묘하게 회피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