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스웨덴전서 공동응원단 주도로 4200관중 파도타기 장관 연출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단일팀 코리아의 두 번째 경기인 지난 12일 스웨덴전. 
아쉽게도 단일팀의 첫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응원 2회 만에 남북해외응원단은 온전한 하나가 됐다. 

이틀 전(10일),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 경기였던 스위스전에서 마지막 4분을 남기고 전체 관중들과 격동적인 응원을 만든 남측응원단. 이날 관중석에서 단일팀 경기를 응원한 북측 고위급대표단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할 정도였다. 

여운이 그대로인 가운데 열린 두 번째 경기. 이날은 남북해외공동응원단 완전체가 관중석에 자리했다. 북측 응원단이 관중석 여섯 개 구역에 나눠 앉았고, 1차전에서 10여명만으로 열띤 응원을 펼친 남측응원단도 이날은 입장권을 확보해 100여명이 선수석 뒤쪽에 앉았다. 

▲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단일팀의 첫 골을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완전체를 만든 마지막 주인공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 11일 입국한 총련응원단 2진 참가자 46명이 모두 입장해 남북 응원단 사이인 골대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총련 응원단은 “우리민족끼리” 여섯 글자가 적힌 현수막을 준비해왔다. 

단일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까지, 꽉 찬 관중석에서 “힘내라 코리아!” “우리는 하나다!” 남북해외 공동응원이 시작됐다. 

단일팀이 골을 내줄 때는 “괜찮아 괜찮아”, “힘내라 힘내라”, “용기를 내어라” 곳곳에서 힘을 북돋더니, 실점을 막아낼 때는 “잘한다 잘한다 우리선수 잘한다!”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본부석 앞쪽에 자리한 북측응원단 단장이 “우리 민족끼리”라는 응원 구호를 시작했다. “우리”라고 외치곤 건너편 남측 응원단을 쳐다본다. 자연스럽게 “민족끼리” 함성으로 호응했고, 곧 이어 남북해외, 전체 관중이 한목소리로 “우리 민족끼리!”를 외쳤다. 

▲ 남측응원단. 신나게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고 있다.

남북 단일팀이 3점차로 뒤지며 1피리어드 경기가 끝난 시간. 남측응원단 모두가 이날 ‘감동의 순간’이라고 꼽힌 명장면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체 관중이 하나가 된 파도타기 응원이다. 

여섯 개 구역의 북측응원단 자리와 남측응원단 자리에서 간간이 파도가 일기 시작하더니, 단 3회 만에 전체 관중이 하나 된 파도타기 응원을 완성해 장관을 연출했다. 

“남측응원단의 응원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속도를 맞춰주는 북측응원단을 보면서 너무 감동했어요. 이게 바로 남북이 하나 되는 장면 아닐까요? 전체 관중이 파도타기를 할 때에는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통일을 바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남측상주응원단원 유남중씨. 서울, 37)

2피리어드 경기 도중 언제 이동했는지 한반도가 그려진 파란 티셔츠에 파란 모자를 쓴 남측응원단이 관중석 곳곳에 서 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하나 된 응원을 선보이기 위해 각자의 구역에서 응원단장을 자임해 나선 것. 

단일팀의 역사적인 한 골을 기다린 응원단의 바람이 전달된 듯 2피리어드에서 첫 골의 기회가 이어졌지만 골이 들어가지 않자 아쉬운 탄성이 관동하키센터를 울렸다. 

▲ 북측응원단. 첫 골 기회가 빗나가자 아쉬워 하는 표정이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 경기 종료, 8대0 패. 아직 응원은 끝나지 않았다. 남측응원단이 일사분란하게 관중석 1층으로 움직였다. 총련응원단도 남측응원단 가까이로 이동했다. 

퇴장하는 단일팀 선수들을 배웅한 다음 마무리 응원이 펼쳐진다.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힘찬 구호에 이어, 아이스링크를 사이에 두고 남북해외응원단이 한목소리로 부른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노래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마지막 뒤풀이 응원은 10분이 넘도록 지속됐다. 응원단이 떠날 시간, 남측응원단은 입구까지 나와 북, 해외응원단을 배웅했다. 

“응원단이 구호를 하나씩 주고받을 때 마치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작년에 강릉(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측 선수단에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할 때 너무 슬퍼 눈물이 났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난 걸 보니 곧 또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남측상주응원단원 김지희씨. 창원, 27)

관동하키센터에 가장 많이 울려 퍼진 응원 구호 “우리는 하나다”처럼 12일 남북해외는 온전한 하나의 응원을 펼쳤다. 

▲ 북측응원단 배웅하는 남측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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