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0일 강릉 황영조체육관에서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민족화합한마당' 행사와 '남북해외공동응원단 발대식'이 열리고 있다.[사진 : 정혜인님 페이스 북]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올림픽 열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0일 강릉 황영조 체육관에서 2,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민족화합한마당’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미 100여명의 남측 상주응원단이 대기하고 있었고, 황영조 체육관 앞 운동장은 지방에서 달려온 버스행렬로 가득 찼다. 강릉에 모인 시민들과 조총련 응원단 100여명, 미국유럽 등지에서 날아온 해외응원단은 함께 어우러져 남북해외 공동응원단 발족식을 가졌다. 일본, 해외응원단이 평창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에는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고국에 대한 그리움 앞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조직위원회의 어정쩡한 태도로 개막식, 아이스하키 첫 경기 입장표도 구하지 못하고 스크린 응원전을 펼쳤지만 열기의 도수는 경기장 분위기를 뛰어넘고도 남았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전에 어렵사리 입장한 10여명의 남측응원단은 남북대표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측 응원단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참여관중과 함께 막판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는 입장권을 쟁취하다시피 하여 다수가 입장함으로써 한층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다. 2월 14일 일본전에서는 경기장 안 공동응원전과 경기장 밖 곳곳에서 스크린 응원전 열기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민족의 단합으로 평화올림픽을 이루려는 시민과 동포들의 뜨거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한편 개막식에 맞춰 북측 응원단 숙소 인근과 평창 시내 거리에는 2.5km, 1,200여개에 달하는 단일기 거리가 조성되었다. ‘통일의 길’이 운동을 발기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각 민주동문회를 비롯하여 전국 50여개 시민사회단체 1천여 회원과 시민들이 참여하여 평화올림픽을 이루려는 시민들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삼지연관현악단 공연티켓 예매신청에는 15만 명의 시민이 참가하여 500 대 1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예술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도착지점에는 시민들이 환영인파를 이루고 한반도기를 펄럭이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SNS상에서도 ‘평창을 평화로’ 만들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진감했다. 네티즌들은 김여정 특사의 미소, 언행, 방명록,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눈물, 현송월 단장의 공연, 선수들에 대한 응원 미담들로 인터넷 공간을 가득 채우고 민족적 공감과 감격의 메시지들을 퍼 날랐다. 반면 펜스 부통령과 아베의 외교촌극을 조목조목 조롱하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분단적폐세력의 준동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규탄배격하였다. ‘패싱 아메리카’, ‘패싱 재팬’이 대세가 된 듯하다.

보이든 안보이든 시민들은 이렇게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끌어올리고 떠받치고 있다. 이제 평창이 평화로 승화되어 전쟁을 불러오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되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라는 데까지 겨레의 염원이 타오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됨으로써 평화올림픽이 한갓 꿈을 꾼 잠깐의 축제로 멈추기를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이 땅의 시민들은 과거 월드컵의 열기를 효순미선양 촛불로 승화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고, 박근혜 정권을 촛불로 무너뜨린 강력한 집단지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민파워가 평창올림픽을 거치며 다시 한 번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데, 그 잠재력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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