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 세계 향한 핵 선전포고”… 러시아 “대결적이고 반러시아적” 반발
미국 국방부가 ‘핵태세 검토보고서(NPR)’에서 개별 목차로 분류해 문제 삼은 국가들이 잇따라 반발하면서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조선)은 지난 6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논평을 내 “미국은 이번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 폭발력이 낮은 전술핵탄두를 비롯한 신형 핵무기들을 개발하고 적수들의 공격이 핵공격이든 비핵공격이든 관계없이 핵 선제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전 세계를 향하여 핵 선전포고를 하였다”고 규정하곤 “반세기 이상에 걸치는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수호하기 위해 완성한 우리 국가의 전쟁 억제력에 대해 트럼프패가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이요, 뭐요 하면서 함부로 걸고 드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며 반발했다.
북은 이어 “미국이 강권과 전횡으로 국제법을 란폭하게 유린하면서 핵몽둥이를 마음대로 휘둘러 세계패권을 유지해보려는 기도를 로골화하고 있는 오늘의 엄혹한 현실은 우리가 병진로선을 받들고 만난을 헤치면서 핵억제력을 다져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우리가 정한 길을 따라 억세게 나가야 한다는 각오를 더욱 굳게 해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 있는 핵강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리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나라나 지역도 핵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이지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중국 외교부는 겅솽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핵태세 보고서는 냉전적,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핵 보유를 늘리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겅솽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세계 최대·최첨단의 핵 보유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핵 역량을 확충하려 한다”면서 “이는 세계 전략 불균형을 가속화하고, 핵무기 사용 위험을 증폭하며, 국제 사회의 핵감축 프로세스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하루 전 중국 국방부도 런궈창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 성명에서 “미 국방부가 발표한 핵태세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제멋대로 추측한 것으로 중국의 핵 역량을 과장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의 핵태세 보고서를 ”위험한 불장난“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가장 먼저 지난 3일 외무부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내 “핵태세 보고서는 대결적이고 반러시아적 성격이 명백하다”고 비난하곤 “깊은 실망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러시아는 이어 “미국은 러시아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핵전력 현대화와 러시아의 독트린에서 늘어났다고 주장하는 핵무기의 역할을 인용해 자체 핵무기 대규모 증강노선에 근거를 부여하고 있으며 또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고 모종의 ‘공격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한다”면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실제와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또 “러시아의 군사독트린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두 가지의 철저히 방어적인 시나리오에 제한하고 있다”면서 “핵무기나 다른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해 러시아나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와 (적국이)재래식 무기를 이용하지만, 우리 국가의 존재 자체가 위험에 처한 시나리오 등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핵태세 검토보고서에서 북한(조선), 이란, 중국에는 우려를 강조했지만 러시아의 핵 위협에는 강경한 대처 방침을 표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