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란 ‘색깔혁명’은 미국의 내정간섭

▲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던 폴 로버츠가 “반정부 폭력시위는 정권교체를 위한 미국의 일반적인 전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 관영 파르스 통신은 지난 23일 미국이 이란 정부 전복(Regime change)을 기도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통신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던 폴 로버츠씨가 지난 22일 자신의 웹페이지에 올린 “반정부 폭력시위는 정권교체를 위한 미국의 일반적인 전략”이며, “이란에서 폭동을 통한 정권교체가 성공한다면 다음번 목표는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밝힌 글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다른 나라 정권교체를 위해 반정부 폭력시위를 배후에서 조종해 왔다는 것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최근 온두라스, 리비아,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에서 벌어진 반정부 폭동이 바로 그 사례들이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1953년 이란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모사데크 총리가 유태인이며 공산주의자라는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뜨려 반정부 시위를 조작했다. 이후 CIA는 파즐롤라 자헤디 군부를 사주해 쿠데타를 일으켜 팔라비 정권을 세웠다. 그 후 20여년간 미국은 팔라비 독재정권을 조종해 저항하는 이란 민중을 학살했으며 막대한 량의 원유를 약탈했다. 

미국의 대이란 적대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비록 실패했지만 지난 2009년 당시 부시 미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녹색혁명’(일종의 색깔혁명)을 일으켰다. 

▲지난 4일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 뉴시스]

지난 연말에도 미국은 이란의 여러 지방도시에서 반정부 시위를 조작해 ‘녹색혁명’을 재현하려해 이란 정부의 반발을 샀다. 

하메네이 이란 이슬람혁명 최고지도자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한 지방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시위는 미국이 수개월 동안 준비한 음모의 결과물”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외교부 관계자가 “미국이 시리아에서 저들의 음모를 실현하지 못하게 되자 싸움터를 이란으로 옮겼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의 대이란 내정 간섭은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초부터 “이란 지도자들이 국민의 부(富)를 훔쳐 테러를 지원했다”는 트윗을 날리는 등 미국의 대이란 적대정책은 멈출 기미가 안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반정부 폭동에 대해 “이란 국민들이 드디어 자신의 돈과 부가 어떻게 도난 당해 테러리즘에 탕진되고 있는지에 대해 현명해졌다”고 강변하곤, “미국은 (이란 정부의)인권침해를 매우 면밀하게 주목하고 있다”며 반정부 폭동 지원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한편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이란 핵협상이 파기되면 난투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이 이란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을 강조했고, 중국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폴 로버츠씨는 자기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의 운명을 자기의 운명으로 감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이란에서 불안정을 조성하고 정부를 전복하는데 성공한다면 다음번 목표는 자기들이 될 것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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