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죽을 맞춰 보수대야합 합창”, 민중당 “남북화해 싫은가” 비판

▲지난해 3월29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성사기원! 남북 공동응원 노동자 응원단’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있다.[사진 : 뉴시스]

수구보수정당 대표들은 물론, 자칭 ‘중도’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북선수단이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데 반대하고 나서 비난을 자초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이것이 북한의 요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극기 못 들고 한반도기 든다는 것, 이는 이해할 수 있는 국민들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남남갈등은 북한이 아니라 오히려 대한민국 정부의 장관이 부추기고 있다. 이 발언은 즉각 취소하고 우리 태극기를 들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이 유승민 대표의 한반도기 입장 반대에 관한 견해를 묻자 “우리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서 힘들게 전 국민적 열망을 함께해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것 아니겠나”며 “그러면 우리나라의 상징을 반드시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뿐 아니라 “나는 좀 더 나아가 인공기 입장에 대해선 절대 반대한다”고까지 했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11일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설명하러 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데 태극기를 안 드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구보수 야3당 대표가 한목소리로 한반도기 입장에 반대하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승민, 안철수, 홍준표 세 대표는 3박자로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반도기 사용 반대하며 태극기를 사용하자고 합창합니다. 죽을 맞춰 합창을 하며 보수대야합 길로 착착 진행합니다”라고 질타했다. 

박 전 대표는 그에 앞서 유승민 대표의 ‘한반도기 반대’ 모두발언에 “유승민 대표의 오늘 보수본색 발언은 ‘우리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커밍아웃”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 사용을 반대하고 태극기를 들자고 주장합니다. 남북이 공동입장을 하면서 남은 태극기를, 북은 인공기 들고 입장하며 세계만방에 분단을 과시하자는 것입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인공기가 펄럭이는 것이 보수의 태도입니까?”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한반도기 사용 유례를 전했다. “한반도 단일기는 91년 일본 지바세계탁구경기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동입장 때 제가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으로서 김정일 위원장과 담판을 해 사용된 바, 이후 남북 공동행사에는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졌다”고 알리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과 평양에서 회동 후 상암구장에서 있었던 남북축구시합에서 일부 응원팀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것에 대해서 ‘왜 태극기를 흔드느냐, 한반도기를 사용키로 합의했다’며 화를 내면서 정몽준 당시 축구협회장에게 강하게 항의를 했다는 사실을 박근혜 비서실장인 유 대표께서는 절대 모를 리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중당도 이날 유승인 대표의 ‘한반도기 반대’ 입장을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유승민은 한반도기 역사를 모르는가, 남북화해가 싫은가’란 제목의 논평에서 “모처럼 찾아온 화해 분위기에 초를 치는 유 대표를 이해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기의 탄생배경과 역사성을 모르는 무지한 모습에 보는 이가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한반도기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전신인 민자당 집권 시절, 노태우 정권에서 탄생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단일팀 구성을 위해 남과 북이 수차례 논의를 거쳐 만들었다. 그 이후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 국민의 가슴 속에 펄럭여 온 한반도기를 폄훼하는 것은 색깔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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