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력청 부청장 국영TV 인터뷰 “우리도 첫 번째 보복조치 취할 것”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2월31일 테헤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란 대통령실=뉴시스]

이란 정부는 11일(현지시각) 국제사회와 자신들이 맺은 핵협정이 파기된다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부청장은 이날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러 영역, 특히 농축 분야에서 JCPOA(이란이 지난 2015년 주요국들과 맺은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전보다 몇 배는 더 빠르게 핵활동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카말반디 부청장은 “(핵협정에 따른 미국의)제재 중단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도 즉각 첫 번째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은 주요 6개국(P5+1)과 지난 2015년 7월 JCPOA를 타결했다. 10여년에 걸친 협상 결과다.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로 핵협정 정신을 저버리고 있다며 핵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다른 협정 참가국들이, 이란이 협정 위반 없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보는 것과 상반된 입장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을 전후해 이란의 핵협정 준수 여부를 재평가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를 불인증한다고 선언했지만 미 의회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백악관 규정대로 90일 만에 다시 평가를 하게 된 것.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앞서 지난 8일 아마노 유키야 IAEA 총장과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핵협정을 파기할 경우 IAEA와의 협력을 재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IAEA는 유엔 산하 기구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비확산 체제를 감시한다. 이란 핵협정 체결 이후엔 이란의 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해 왔다. 

살레히 청장은 핵협정에 따라 고농축 우라늄을 개발하지 않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용인 20%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닷새 안에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P통신과 CNN,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지난 10일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사실상 인정해 대이란 제재 완화(sanction relief)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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