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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생떼를 쓰는가?조선일보의 '생떼' Vs 현중노조의 반론

‘5조(兆) 적자 현중(現重)노조의 생떼’

“적자 나더라도 성과급 최소 250% 보장하라

임금피크제 없애고, 연(年)100명 해외연수 보내달라”

임단협 요구… 사(社)측 “할 말 잃어”

8일자 조선일보 1면엔 어런 자극적인 제목 아래 현대중공업노조(현중노조)의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1차 요구안을 비난하는 기사가 실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현중노조가 회사 적자는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에 주목한 이유는 이렇다.

1. 9분기(27개월)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총 4조9천억원의 누적 적자를 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런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2. 현중노조의 1차 요구안에 “적자가 나도 성과급 보장 요구”, “여름휴가 이틀 연장”, “매년 조합원 해외연수 100명 이상 보장”이 어떻게 명시돼 있을까?

3. 2016년 임단협이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인데 4월8일(2015년 임단협 12월24일 타결)자 조선의 1면 상단에 ‘노조의 생떼’ 보도를 현중노조는 어떻게 생각할까?

기자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로 향했다. 4월9일(토)06:30 김종훈 국회의원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러가는 현중노조 백형록(57)위원장을 만났다.

백형록위원장에게 4월8일자 조선일보를 내밀자 “염병할~”이 되돌아 왔다. 그리곤 볼펜을 꺼내 밑줄을 그어가며 원고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적자는 2014년 빅배스(Big Bath)로 생겼고, 해외연수 100명은 단체협약 사항으로 조합에서 추천한 우수 사원을 해마다 보내 왔고, 여름휴가는 중복휴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현중노조가 아니라 조선일보가 생떼를 썼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08/2016040800249.html

다음은, 백형록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현대중공업이 5조 적자가 2014년 말 빅배스(Bic Bath)로 생겼다고 했는데.

빅배스(Big Bath)’는 새로 부임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임자들 재임기간에 누적됐던 손실이나 향후 잠재적 부실요소까지 반영해 회계장부에서 한꺼번에 털어 버림으로써 실적부진의 책임을 전임자에게 넘기는 것을 일컫는 회계용어다. 목욕을 해 몸에서 더러운 것을 없앤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빅배스는 잠재적 부실까지 반영해 착시효과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전임 CEO의 부실을 강조하고 나면 현 CEO의 성과는 더 커 보인다. 또 과장된 위기는 임금협상, 구조조정 등 노동유연성을 높이는데 악용되기도 한다.

“2014년 2분기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면서 권오갑(66)사장이 취임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12년 만에 민주노조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임금협상은 난항을 거듭했고 19년만에 무쟁의 기록을 깨고 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갑을오토텍의 통상임금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왔고, 회사측의 임금협상은 곤경에 빠졌다.

현대중공업은 결국 대규모 손실을 단번에 떨어낸 빅배스에 나섰다. 2014년 9월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3분기에 2조원(조선부문 1조1459억원, 플랜트부문 7791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냄으로써 누적적자가 3조3천억에 달했다. 2015년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1조5천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 미국과의 셰일가스 개발과 오일메이저들의 발주 지연이 원인이었다.

결국, 2016년 1/4분기 누적적자 4조9천원 중 3조3천억원은 잠재적 부실이 반영된 빅배스, 1조5천억원은 조선부문 생산실적이 아니라 해양플랜트 부문 투자 손실이다. 때문에 누적 적자를 임금 협상에 적용하면 안된다.”

- 이유야 어떻든 현대중공업이 연속 영업손실로 자금이 부족한 것은 사실 아닌가.

“현대중공업은 2016년 현재 사내보유금 13조원이 넘고, 계열사를 포함하면 25조원을 넘는다. 아울러 노조와 협의도 없이 조장, 팀장, 과장, 부장 수당을 평균 400% 인상하고, 직책자들 운영비와 수당도 상향조정했다. 올해 2만여명이 참가하는 조직활성화 교육을 1박2일 콘도에서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관리자들의 조합원 통제 전략으로 사용되는 이 금액을 ‘기본급 인상’으로 돌리자고 요구했다. 노조가 비용 절감 방안으로 제시한 3백억원 가량의 축구단 운영비에 대해서는 반응이 없다. 그러니 회사의 어렵다는 말이 엄살로 들리지 않겠는가?”

- 매년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던데.

“조합원 해외연수는 벌써 오래 된 이야기다. 94년 단체협약서에 있는 내용인데 왜 갑자기 쟁점이 되는지 모르겠다. 매년 포상차원에서 조합에서 추천한 우수조합원의 연수를 진행해 왔다. 2014년, 2015년에도 100명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요구안이다”

- 여름 휴가도 9일에서 11일로 이틀 연장을 요구했다던데.

“현대중공업은 중복 휴일제(법정공휴일이 주말과 중복 될 경우 월요일에 쉬는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그해 중복 휴일만큼 여름휴가 일수를 늘린다. 올해 여름휴가가 이틀 늘어난 것은 2015년보다 중복 휴일이 이틀 많기 때문이다.”

- 본격적인 임금 협상은 시작도 안했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나왔다고 보나.

“현중노조는 12년만에 민주노조(조선일보는 강성노조라 표현했다)를 건설했다. 어용노조가 집권하고 있는 기간 임단협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영업실적이 보고된 적 없고, 물가인상률도 적용하지 않았다. 2014년 19년 만에 쟁의행위를 하던 조합원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2016년 23년만에 현대자동차노조와 연대투쟁을 협약했다. 조합원들은 이제 노조를 완전히 신뢰한다. 자본과 보수 언론은 이를 결코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결탁한 정치권력에 대한 조합원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 총선에서 김종훈(54)후보를 1만4천 조합원 여론조사를 통해 현중노조 지지 후보로 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투표일이 임박한 시점에 노조를 흠집 내보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 조선일보가 아무리 생떼를 써도 현중노조의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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