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에 정신건강과 정신질환 관련 오해 극복 위한 교육홍보활동

▲캐나다 광역토론토 지역 한인동포들이 정신건강 정보와 정신질환 관련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게끔 한인 정신건강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인 ‘우리마음’ 회원들. [사진 : 나양일 통신원]

송년모임이 많은 요즘 약간 낯선 이름이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우리마음’이란 곳인데, 캐나다 광역토론토 지역 한인동포들이 정신건강 정보와 정신질환 관련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게끔 한인 정신건강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다. ‘우리마음’은 정신질환이라면 부정적 시각 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왜곡된 인식을 바꾸고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홍보 그리고 보호 및 예방활동을 통해 한인동포들의 정신질환과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우리마음’ 송년회에서 회장인 마리안 노(한국명 : 노선애)씨와 운영을 담당한 정가혜씨를 만나 ‘우리마음’에 대해 알아보았다.

- ‘우리마음’은 언제 조직되었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2013년 토론토 의과대학 교수인 노삼열(Samuel Noh) 박사가 토론토 인근의 여러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 이민자들이 언어장벽 때문에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걸 알고, 그분들이 정신건강 관련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한인사회의 정신건강과 정신질환에 대한 많은 오해와 편견 그리고 잘못된 인식으로 정신질환 환자를 낙인찍고 회피하거나 차별하는 문제에 대해 올바른 교육과 홍보로 그런 부정적 인식들을 전환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우리마음’ 로고

설립 이후 가장 보람된 활동은 캐나다 한인사회를 위해서 ‘Navigating Mental Health Services in Toronto: A Guide For Newcomer Communities(토론토에서 정신건강 서비스 찾아가기: 신규 이민자 사회를 위한 가이드)’를 번역해 한인사회에 제공한 것이다. 이 책자는 정신건강 문제(정신질환 종류, 경험담, 사회적 낙인, 치료 및 기타)에 대한 최신 정보들을 제공해 이미 1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었지만 한국어로는 번역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마음’은 이 책자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아울러 한국어 사용이 가능한 정신건강 전문가와 가정의들의 목록과 연락처를 정리해 한인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캐나다 한인들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와 정보를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활동을 해왔다.”

- 비영리단체(Non Profit Organization. NPO)인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우리마음’은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재정은 멤버들의 회비와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특별 모금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직 연방정부나 주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는 못하는 상태인데, 향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 어떤 사람들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몇 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나?

“직간접적으로 정신질환을 경험한 분들 중에서 이웃이나 주변으로부터 소외받거나 이상한 취급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그런 잘못된 오해와 차별을 고치는 게 필요하다고 인식하셔서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정신질환 치료전문가, 의사, 상담전문가, 정신질환과 관련한 분야를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주요 멤버들이고, 25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멤버로 참여하는데 특별한 자격요건이나 경험이 요구되지는 않으며, 같이 활동하고 학습하면서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분들은 누구나 활동할 수 있다.”

- 특정한 대상을 두고 활동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주로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과 한인2세들, 그중에서도 특히 30세 이하의 그룹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30세 이하 연령대가 정신건강 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 발병 위험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이며 아울러 한인2세라는 점이 해당 연령대의 정체성 문제와 맞물려 정신건강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연령그룹이기 때문이다.”

- 최근 활동 현황은?

“지난해에 진행한 ‘청소년 정신건강의 날’ 이벤트가 성공적이었다. 한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가족이나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캐나다에서 한인으로 자랄 때 무엇이 제일 중요하고 어떻게 몸과 마음의 연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한인 청소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지난 10월에 진행한 ‘Woori Maum Communal Table(우리마음 공동 식탁)’을 들 수 있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한국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나누며 새로운 사람들과의 교류와 만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개발하고자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젊은 한인2세들이 많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뤘다.”

▲‘우리마음’이 지난 10월에 진행한 ‘Woori Maum Communal Table(우리마음 공동 식탁)’ 홍보물.

- 내년에 진행하고자 구상 중인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아직 완전히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이민 2세들의 정체성과 연관된 남북한 문제에 대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정신건강의 기본은 정체성에서 출발하는데, 한인2세들은 익숙하지만 불명확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인, 남한, 북한, 한반도, 통일’ 등 본인의 정체성 과 관련된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볼 계기가 되는 이벤트를 진행해볼 계획이다. 예를 들면 최근의 북미간 미사일 문제, 한반도 전쟁위기 등 한국인인 나와 뭔가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뭐라 규정하기 애매한, 하지만 그냥 넘기기엔 꺼림칙한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해외에 사는 한인2세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해보는 걸 계획 중인데 쉽지 않은 문제여서 어떻게 접근하고 진행해야 할지는 아직 구체화 된 게 없다.”

- 끝으로 한인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직도 한인사회에서는 정신질환을 ‘무조건 나쁜, 또는 가까이 하면 안 되는, 미신적 접근으로 벌을 받아서’라는 왜곡과 잘못된 이해들이 많은 것 같다. 정신건강, 정신질환은 ‘가족, 이웃, 지역,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예방되고 치료될 수 있다는 점과,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다양성에 대해 더 너그러운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정신질환이나 정신건강은 공동체적 교육과 노력으로 예방하고 최소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이런 노력을 하고자 하는 ‘우리마음’에 많은 관심과 격려도 주셨으면 좋겠다. 모든 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연말과 새해를 맞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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