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최근 하원 비공개면담서 “최장 18개월내 런던 타격할 핵 장착 ICBM 개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사진 : 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미국의 유럽권 군사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점차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영국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에서 “북한이 최소한(as little as) 6개월 이내에 영국을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더 선을 인용, 미국의소리(VOA)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전했다. 

존슨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가 보기에 북한은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이내에 런던을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영국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는 것이다. 

평양과 런던의 거리는 9000km 정도이다. 지난달 북이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의 사거리가 1만3000km로 추정돼 영국 런던을 훌쩍 뛰어넘지만 실제 영국의 고위 당국자가 ‘타격’ 가능성을 처음 언급, 위협에 대한 현지의 체감지수를 짐작케 한다. 

존슨은 따라서 북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재앙”이라며 중국이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VOA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 북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영국 합동사령부 리처드 배런 전 작전지휘관도 지난달 북한이 1년 반 이내에 영국을 타격할 능력을 갖춘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9월엔 마이클 팰런 전 영국 국방부 장관이 “북한 핵이 영국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존슨 장관은 이날 영국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에서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국이 관여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미국이 주한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더 선이 전했다. 존슨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북한 정권붕괴를 최대 목표로 중국의 대북 압박을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까지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존슨의 발언은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각) 이른바 ‘전제조건 없는 대북 대화’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토론회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한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에서 변화가 발생한 이후 필요한 긴급조치에 대해 서로 소통을 해오고 있으며, 중국이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발언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은 특히 “미국은 유사시 38선(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들어갈 필요가 있을 경우 다시 38선 이남으로 되돌아오겠다고 중국에 약속했다. 왜냐하면 미국의 유일한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존슨이 언급한 ‘주한미군 철수’까지를 감안하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론 북한 정권 붕괴까지를 염두에 둔 대북 압박에 중국을 이용하려고 여러 ‘유인책’을 던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쪽의 반박에 밀려 후퇴했지만, 겉으로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말하면서도 그 이면에선 정권 붕괴까지를 꾀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으로 미국 대외정책의 이중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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