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기자회견… “틸러슨 발언은 아주 좋은 신호” 호평도

▲사진 : 스푸트니크 홈페이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러시아를 이란, 북한과 같은 축으로 넣으면서도 러시아가 북한 문제를 해결해주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도발로 북한은 핵무기 개발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러시아는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며, 동시에 북한의 고립을 중단시키기 위해 건설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미국 지도부 전체와 국무부에서 현실을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신호”라고 평가하곤 “우리가 이처럼 상식에서 출발해 움직인다면 러시아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푸틴은 또 지난달 말 북한이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지역에서 미국이 펼치는 호전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파트너들로부터 (한반도 주변)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후 훈련을 재개했고 북한은 이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같은 악순환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밝혀온 ‘쌍중단’ 주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어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체결된 9.19공동성명의 합의를 미국이 먼저 파기했다고 밝힌 그는 “이후 북한은 리비아, 이라크 사태 등을 통해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기술 개발 외에 다른 자위 수단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북의 핵 개발 이유에 공감을 표했다. 그리곤 “이제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이른 것으로 보이며 이는 좋은 일이 아니다”면서 “(북미)양측 모두 상황 악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푸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전면 금지한 결정 뒤에는 음모가 있으며,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이 도핑 관련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트럼프 대통령 반대자들이 날조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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