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 서대문구청 일방적 ‘박스퀘어’ 조성사업에 강력 반발
“노점상들에게 ‘나의 동지다, 편하게 장사하도록 해주겠다, 깨끗하게 장사만 열심히 하라’고 말했던 문석진 구청장이 이젠 노점상들을 피눈물 나게 하고 있다.”
“장사가 되지 않는 곳에 가서 굶어 죽는 것보다 지금 장사하던 곳에서 단속반에 맞서 생존권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고 싶다.”
서울 서부지역노점상연합(서부노련)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대문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석진 구청장이 발표한 ‘신촌 박스퀘어’ 조성사업에 반발, 재검토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 문 구청장은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의중앙선 신촌역 앞 쉼터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신촌 박스퀘어’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스퀘어’란 박스(BOX) 모양의 컨테이너들과 광장을 뜻하는 스퀘어(Square)의 합성어인데 노점상들을 자영업자로 전환시키고 3층 구조의 ‘박스퀘어(컨테이너몰)’에서만 장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화여대 진입로상의 노점을 한 곳으로 몰아 거리를 정비하겠다는 게 서대문구청 ‘박스퀘어’ 조성사업의 구상이다.
이화여대 진입로 노점상 등 회견 참가자들은 ‘박스퀘어’ 조성사업이 “노점상과 합의 없는 졸속사업이며, 문 구청장의 치적을 쌓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정식 서부노련 이화여대지부장은 “‘박스퀘어’ 조성사업은 이대지부 노점상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이며, 구청에서도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선 결국 노점상들을 배신했다”며 서대문구청쪽의 독단적인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이경민 서부노련 지역장은 “2013년에도 문 구청장의 밀어붙이기식 노점정비 사업으로 많은 노점상들이 일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구청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인 노점 정비계획을 발표해 노점상들의 반발을 샀다는 것.
이경민 지역장은 “당시 노점을 정비하면 유동 인구가 늘어 상권이 살아날 거라고 구청은 말했지만, 결국 장사가 되지 않아 3분의1 이상의 노점이 그곳을 떠났다”며 “문 구청장은 수년간 유동 인구가 있지 않은 경의선 신촌역사 앞에 또 다시 노점을 밀어 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희진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위원장 역시 “연세로 조성사업도, ‘박스퀘어’ 조성사업도 사람을 몰아내고 거리만 깔끔하게 만드는 인간미 없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꼬집곤 문 구청장에게 “노점상을 존중한다면 상생의 마음으로 ‘박스퀘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회견문에서 “박스퀘어는 구청과 노점상인이 협의 중이던 사안으로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문 구청장이 ‘교묘하고 일방적인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문 구청장이 ‘박스퀘어’ 조성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3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연세로 노점상 문제와 일방적인 ‘박스퀘어’ 발표에 대한 구청장의 사과 ▲박스퀘어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서부노련은 또 회견에 앞서 ‘박스퀘어’ 조성사업을 일방 발표한 것에 해명을 요구하며 구청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문 구청장은 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