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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사죄와 배상, 어떻게 가능할까?[참관기]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관련 토론회 열려
  • 김이경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집행위원장
  • 승인 2017.11.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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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제동원 노동자 사회배상의 전망 및 남북공동 대응의 방향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함께 마련했다.

2016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일본 단바 망간 광산에 강제징용노동자상(像)을 건립한 이래 서울,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되었다. 이 상 건립을 통해 일제하 노동자들이 당한 착취와 억압에 대해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상 건립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부산, 전남, 경남, 제주에 이어 평양에도 건립될 계획이다. 그런데 많은 노동자들이 그간 앞으로 실제 일본으로부터의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하여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과거사에 중층적으로 쌓여 있는 문제들만도 산적한데, 이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한일관계, 남북관계, 일본 거대 기업들과의 문제 등 어느 하나 쉽게 낙관하기 어려운 중층적인 과제이다.

이번 토론회는 그동안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온 관련 단체 일꾼들이 모여 그동안의 운동과정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방향 마련을 위한 첫 번째 토론의 자리였다.

먼저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이사장 이만열 교수는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현재 한국이 수집한 피해자 명부의 30%나 되는 이들의 본적지는 북한 지역이며, 공탁금 자료의 북한 지역 본적지 비율이나 일본과 사할린, 러시아 등지의 한일 유골의 주인들의 30%도 북한 지역 본적지 등재자로 알려져 있다. 북에서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일제 강제연행 피해자수가 840만 명이라고 하는 바, 남북한이 공동 대응할 경우에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난 8.15 경축사에서 문제인 대통령도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남북이 공동으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권재석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그간 양대노총이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운동을 힘있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도움이 컸다는 것을 환기시키면서, 앞으로도 한국노총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소임을 다할 생각임을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 민족문제연구소의 김영환 대외협력팀장은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자 진상규명위원회’에 대해 평가했다. 그 중요 기능으로는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 피해자 및 유족의 심사, 결정 △유해 발굴 및 수습 봉환에 관한 사항등을 심의 의결 △사료관 및 추도공간 조성에 관한 사항 등 심의 의결 △강제동원 희생자 등에 대한 지원여부 판단 △국외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정도에 따른 지원금 결정이었다.

지원금은 △사망 행불 위로금 (1인당 2000만 원) 미수금 피해 지원금 (1인당 2000원 환산지원) △부상 장해 위로금 (1인당 2000만 원에서 300만 원) △생존자 위로 지원금 (1인당 매년 80만 원) 등이었다.

이 진상규명위원회는 해방 후 60여 년, 한일협정 50여 년 동안, 곪을대로 곪은 강제징용노동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기에는 완전 역부족인 미봉책에 불과했다. 이 국가기구는 한국 피해자와 유족, 시민사회, 일본시민사회와의 연대와 오랜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가의 역사인식이 지극히 협소하고 편협하여, 손대는 것마다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난 행정식, 보여주기식 관행을 극복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이었다.

부산에 건립된 강제동원 역사관은 건물만 버젓이 세웠을 뿐 실제의 전시, 교육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예산과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점, 피해자 심의과정에서의 행정편의주의적 판결들을 통해 오히려 피해자의 마음의 상처를 더욱 곪게 했던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두 번째 발제를 해준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국장은 강제징용노동상 건립과정을 평가했다.

이 건립과정을 통하여 노동자들이 강제징용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로 나서기 시작했는데 노동현장으로 대중운동이 조직적으로 확대되었고, 그 과정에 민족문제와 역사문제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졌다고 보고하면서, 노동자가 최초로 제기한 민족문제이며 역사적 문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역설하였다. 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일제 식민지 역사청산의 중요한 정치적 과제가 되기 시작했고, 대중적인 사회적 의제로 자리매김되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남쪽에서 폭넓은 시민사회와 연대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으며 북측과의 연대사업을 합의하고, 민족공동의 해결과제를 제시함으로써 노동자 통일운동의 질적 발전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부분적이나마 일본의 양심적 평화인권단체들과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 민족적, 세계적 범주에서 왜곡된 한일관계의 청산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이신철 교수는 현재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의 핵심을 요약 정리했는데 4개의 법안이 계류 중이며 공통의 문제점으로는 식민지 시기 피해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 결여를 지적했다. 이는 한일기본협정 이행과정에서 발생한 미해결 과제라는 기존법의 인식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피해자와 유족들의 박탈감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법안 ③(인권재단설립법)을 제외하고는 당연히 통합 심리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노동계 및 시민사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은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한 내부적인 피해조사를 마친 상태이고, 자체 지원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사죄배상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또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북한지역으로 동원된 남한 본적지 사망자들의 추도 순례를 추진하는 초보적인 사업부터 본격적인 남북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동원위원회가 2015년 12월말 기준으로 파악한 한반도 내 강제동원 유적지는 남북한 포함 8438개소에 이른다. 북한지역 강제동원 유적지 순례사업은 잊혀진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과 유적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여론을 환기시키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남북공동의 동력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토론회를 통하여 얻어진 공감대를 정리해본다면 첫째, 그간 양대노총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를 긍극적 해결인 사죄배상으로 격상,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민족단체, 전문가가 함께 하는 폭넓은 관련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점.

둘째로 국내 관련 법안들을 하나로 아무르는 통합적인 법안을 만들기 위해서도 대응력을 갖춘 네트워크가 요구된다는 점.

셋째,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전면적로 재조사하고 체계적으로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본 시민사회와의 적극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

넷째로 남북공동의 대응이 사죄와 배상을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한번의 토론으로 그 무슨 결론을 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를 통해 양대노총, 민족문제연구소, 겨레하나,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의 임원과 일꾼들 사이에 이 문제에 관한 공감의 폭이 훨씬 넓어져 이후 투쟁방향 마련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토대를 쌓을 수 있었다. 이번 토론회의 결과들을 잘 평가하면 곧 후속대책이 마련될 것이다. 강제동원 노동자 사죄배상을 통하여 잘못된 과거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한일관계의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는 대책 말이다.

▶ 토론회 자료집 보기 https://drive.google.com/file/d/1jGLq6UYUbeOfx0yRlZMLeKnG9ez_rP_a/view?usp=sharing

김이경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집행위원장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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