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일기] 건설노동자 이영철·정양욱 고공농성 2일차

▲ 13일, 고공농성 중인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 정양욱 광주전남 건설기계지부장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해서 비 대비를 하려고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끈을 연결할 곳도 비 피할 만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한번 해보려고 자석을 올려서 비닐을 고정하고 피뢰침에 비닐을 감아 공간을 확보 하면서 일기예보를 보니 서울은 1mm 정도라고 해서 안심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천둥번개와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불고 있다. 추락방지벨트를 앵글에 걸고 비닐을 걸쳐보지만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죄를 많이 지었나 보다. 천둥번개가 너무 무섭다. 자꾸 불길하고 하지 말아야 할 상상이 든다. 아래에서는 위의 상황이 너무 걱정되는지 전화를 하는데 전화조차 받기 힘들다.

비가 잦아들기 시작한다. 이제 잠을 좀 자야겠다. 행복한 꿈을 꿔야 하는데….

<13일 밤.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 정양욱 광주전남 건설기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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