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남북관계… 노동자가 통일축구로 개선” 다짐

▲ 민주노총서울본부와 6.15남측위원회서울본부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성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6.15남측위원회와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정부에게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허용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오는 4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예선전을 시작하는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차단이 아니라 교류를 바라는 마음이 축구공에 담겨 화해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원”했다.

지난해 민주노총은 8년만에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면서 매년 이어갈 것을 북한 직총과 합의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2015년에도 평양 도착 직전까지 (대회)성사여부는 불투명했다”면서 “남북 노동자의 통일의지만 모아낸다면 (올해 대회도)반드시 성사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충목 6.15남측위 서울본부장은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 대회가 통일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며 “99년 1차 평양대회가 있은 후 이듬해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이 발표되었고, 2007년 2차 창원대회가 10.4선언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분단 70년에 만남의 물꼬를 4차 평양대회가 열었다”고 역사적 의의를 환기시켰다.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오는 4일 서울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예선전을 펼친다. 그리고 28일 조추첨을 통해 4강이 가려진다.

한편, 지난달 20일 심양에서 진행된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위원장단 회의에서 북한 직총과 통일축구대회 등 노동자 통일운동 사업계획을 협의하고 온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현재의 남북관계가 “군사적 대결과 대북제재, 인도적 지원 중단과 민간교류 차단에 이어 개성공단마저 폐쇄된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럴 때 노동자가 나서서 민간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대회 성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박석민 민주노총통일위원장

- 올해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갖는 중요성을 설명해달라. 

“최악의 남북관계를 노동자가 개선하는데 의의가 있다. 아울러 우리는 지난해 평양 능라도경기장에서 10만여 직총 노동자들과 해마다 축구대회를 이어가자고 약속했다. 남북관계가 우여곡절을 거듭하는 것은 합의사항이 대부분 지키지 않아서였다. 남북노동자들이 아무리 (상황이)어려워도 ‘약속은 지킨다’는 노동자 정신을 보여준다는 데 또 하나의 의의가 있다.”

- 통일축구대회 성사여부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1999년 1차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때가 (난관이)가장 심했다. 그때는 성사되지 않겠지만 남쪽 통일운동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의의를 둔 정도였다. 그런데 성사됐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남북노동자가 만나다니 말도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성사시켰다. 불가능한 일을 몇 차례 성공시키고나니 이제 웬만한 난관은 난관으로 보이지 않는다. 노동자의 힘을 믿어 보시라.”

- 심양회의에서 통일축구대회와 관련한 특별한 논의가 있었나.

“심양 회의를 통해 확신을 가지게 됐다. 북은 7차 당대회 이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국자간 회담 제의가 이어지는 데서도 확인된다. 북미 간에도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회담에 직총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8.15(광복절)에 서울에서 (대회를)개최하기로 서면 합의했다. 대회 성사로 가는 노동자들의 도도한 흐름을 심양에서 확인했다.”

- 민주노총은 올해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노동자상(像) 건립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몇 년째 일본을 방문해 강제징용된 노동자들이 희생된 현장을 보았다. 강제징용 문제가 ‘위안부’ 문제처럼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방안으로 대중운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노동자상을 건립하면서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고, 희생된 노동자를 기릴 계획이다. 8월 중순 일본에 먼저 건립하고 서울, 제주, 경남, 인천에서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의 협조를 얻어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 올해 통일운동에서 평화협정 체결운동이 주요한 화두로 제기되고 있는데 민주노총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평화협정 체결은 분단 71년 정전 63년를 끝내는 가장 현실적인 발현이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않고, 준전시상태를 지속시키면서 정권을 유지해 왔다. 사드 배치에서도 확인되었지만 동북아의 군사위험도 결국 한반도에서 비롯된다. 정전체제, 분단체제를 끝장내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와 분단은 노동자를 고통에 빠트린다. 어느 것 하나만 해결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반대와 분단 극복은 분리하거나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투쟁으로 보고 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국민들과 함께 높여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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