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맞이하는 부산의 반미반전 투쟁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줄지어선 수십 대의 관광버스, 또 늘어선 정화조 차량들. 지난 21일 미국의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한 이후 부산 백운포의 풍경이다. 

미국 핵항모에서 쏟아져 나오는 미군의 숫자와 부산물들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 미국의 핵항모 ‘로널드레이건’호가 21일 부산 백운포에 입항했다.

6000여명의 미군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부산 전역과 인근 경남에서 관광버스 수십 대가 동원되었다. 관광버스들은 전용 셔틀버스로 사용되며 매일 오전 7시부터 밤 1시까지 해운대 해수욕장, 부산역 텍사스촌 등지로 미군들을 실어 나른다. 핵항모의 오물을 처리하기 위한 정화조 차량도 부산 동구와 남구에서 모두 8대가 차출됐다. 

▲ 백운포 기지 앞에선 핵항모 입항을 반대하는 집회가 부산민중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여기는 너희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여기는 너희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구호 소리가 크게 울린다.

로널드 레이건이 입항한 당일인 21일 백운포 기지 앞에선 핵항모 입항을 반대하는 집회가 부산민중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핵항모의 미군들이 부대 밖을 나오자마자 맞닥드린 것은 핵항공모함 입항 규탄시위였다.

‘Yankee! Go Home!’ 팻말을 든 시위자가 부대 정문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던 미군들을 향해 거센 목소리로 항의한다. 미군들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부대 안으로 자리를 옮겨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시위를 피해 부대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나오던 미군 차량들도 시위대의 거센 항의를 피하지 못했다.

핵항모의 미군들이 탑승한 관광버스엔 미군을 향해 쓴 영어 유인물이 붙여졌다. 유인물엔 “Dotard Trump, Stop lunacy!(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 광기를 멈춰라!)”라고 쓰여있었다.

▲ 백운포 기지 앞에선 핵항모 입항을 반대하는 집회가 부산민중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거센 항의는 민심을 보여줬다. 한 참가자는 “미군이 편하게 기항하는 부산이 이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부산 백운포에는 미해군사령부가 자리잡고 있고 수시로 미국의 핵항모와 핵잠수함이 입항한다. 또 부산 감만 8부두엔 미군의 생화학실험시설이 들어서있고 인근엔 미55보급창(부산 동구 군수물자 보급기지(Busan Storage Center))이 있다. 이 참가자의 발언은 부산의 미군기지화에 반대하는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집회를 주최한 부산민중연대 관계자는 “미군들이 있는 동안 끊임없이 트럼프의 대북 적대정책 반대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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