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청와대 앞서 ‘추가배치 강행 규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정신을 배반하고 있다.” 

지난 7일 성주군 소성리에 사드를 추가배치한 데 반발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8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출범한 지 4개월도 안 된 문재인 정부가 오로지 한미동맹에 충실한 정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밤중에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하여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강제 진압했다”며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불법 부당한 사드 배치 강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전)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은 사드 배치의 실익이 없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까지 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잘못된 추진 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환기시키곤 “이제 와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강변하는 문재인 정부 앞에 우리는 아연실핵할 뿐”이라고 개탄했다.

더불어 “우리는 박근혜 정권의 적폐였던 사드 배치 문제가 이제는 온전히 문재인 정부의 실책과 책임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환경영양평가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셀 수 없는 경찰력으로 주민들을 제압한 뒤 지원 대책 운운하는 정부가 도대체 박근혜 정권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비록 사드 반입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배치된 사드가 철거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드 가동과 공사 저지를 위해 강고한 저항을 이어가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이 정부의 불법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견에서 김종희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기획팀장은 “어제부터 대선 때 문재인을 찍은 내 손이 부끄럽기 시작했다. 소성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옛날에 1번만 찍었던 게 창피했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면서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번 대선 때 문재인을 찍었는데 7일 새벽 문재인 정권이 우리를 짓밟았다.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402일을 싸워왔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제는 사드를 몰아내기 또 400일을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이러려고 촛불 들었냐?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정신을 배반하고 있다.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해놓고 진짜 소통한 게 뭐 있느냐.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말과 약속을 배반한 데 대해 공개 사죄해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박근혜의 ‘사드 알박기’를 어떻게 뽑을지 국민들과 소통하고 토론해야 한다. 만약 ‘쌩까면’ 박근혜와 같은 형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기자회견 장소인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가려하자 경찰들은 피켓 당을 문제 삼아 길을 막는 것은 물론, 기자회견 중간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자 집시법 위반이라며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등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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