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의 자전거여행] 공익광고 전광판 앞에서

10개의 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2개의 지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0개의 간과 12개의 지를 결합하여 60간지인 육십갑자를 만든다.

10개의 천간 중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요즘은 사회적으로 속된말로 뜨거운 감자다. 공관병을 아들 같다며 갑질하는 장군과 장군의 아내, 마구잡이 욕을 하고 여선생들에게 모욕감을 주며 할아버지 같으니까 괜찮다는 사학 이사장, 회사의 대표이사가 비서실 직원들을 퇴근 후나 주말에도 언제나 비상 대기시키며, 작은 실수에도 수시로 반성문을 쓰게하고 뻑하면 모멸감을 주며 사적인 일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는 대표이사. 그리고 아파트 경비원들을 마치 종처럼 인권을 유린하는 일부 입주민들. 

우리 사회에서 만연한 그러나 묵인돼 오던 일들이다. 시간변화의 반복을 설명했던 갑을병정이 갑과 을의 주종관계로 설명되고 갑질로 이루어지는 간접살인이 묵인되는 사회에서 인간성은 질식해가고 있다. 

나이의 갑질, 권위의 갑질, 경제력의 갑질, 학력의 갑질.

누군가의 갑질은 비판하면서 나는 그 어디선가 갑은 아닌가 생각해보자. 

갑과 을의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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