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설]조선,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 잇단 김앤장 출신 기용 비판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앤장 '지정 좌석'인가?”

예상했던 대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관훈클럽 간담회와 제주포럼 참석 사실이 조간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한 26일.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과 새누리당 친박계의 행보를 다룬 사설들이 주를 이뤘지만 정작 이날 시선을 끈 사설은 위와 같은 물음을 제목으로 단 조선일보 사설이었다.

국내 최대포럼이란 김앤장에 대해선 이전부터 말들이 많았지만 최근 물의를 빚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연루돼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언론으로선 한번쯤 짚어야 할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은 어제 청와대 새 법무비서관에 김앤장 소속인 최철환 변호사가 임명된 것을 다룬 이 사설에서 “전임 곽병훈 법무비서관도 김앤장 변호사였다. 김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만 5명의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 때의 박정규 민정수석 시절부터 따지면 연이은 세 정부에서 8명의 김앤장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 라인에 임명됐다”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청와대를 질타했다. 

조선은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권부(權府) 안의 권부'라는 말을 들을 만큼 공직 기강, 인사 검증과 관련해 민감한 정보를 다루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라며 “권력 핵심 자리가 특정 로펌 출신들로 계속 채워지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정보력, 연줄, 영향력이 한군데로 모이면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김앤장 출신들은 정부 요직에 들어갔다가 임기가 끝나면 김앤장에 복귀하는 사례가 많다. 청와대만 아니라 장·차관 출신 가운데도 퇴직 후 김앤장에 들어가 고문 직함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공직의 영향력이 김앤장의 이해관계에 유리하게 동원될 소지가 없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고 묻기도 했다.

조선은 그러곤 “김앤장의 주요 고객은 국내외 대기업들이다. 김앤장과 정부 요직들과의 연계로 인한 영향력이 대기업 이익을 위해 동원될 가능성도 높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김앤장이 가해 업체를 위해 무리한 법률 조언을 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부의 핵심 자리들이 '김앤장의 지정 좌석'처럼 비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쓴소리로 사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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