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 새민중정당 창당준비위 상임대표 김종훈 의원

지난 9일 출범한 새민중정당 상임대표 김종훈 의원을 만났다. ‘가장 유능한 정치인은 민중이다’는 슬로건처럼 김 대표는 민중의 투쟁현장을 눈코 뜰 새 없이 뛰고 있었다. 이른 아침 의원회관 745호실에서 김 대표와 마주했다. 무소속 초선의원의 1년 의정활동과 새민중정당(준) 창당과정을 소상하게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김장호 편집국장]

1부 의정활동에 이어 2부 창당준비위원회로 이어진다. 

▲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민중정당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김종훈 의원이 상임대표로 선출되었다.

“새민중정당은 민중이 가장 유능한 정치인임을 입증하기위해 창당했다”

- 새민중정당(준) 상임대표가 되셨는데, “가장 유능한 정치인은 민중이다”라는 슬로건이 인상깊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국민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것을 촛불혁명이 깨우쳐줬잖아요. 결국 우리 민중이 나설 때만 세상이 변하고 발전되는 거죠.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좋은 정치잖아요. 그러니 투쟁하는 민중이 가장 유능한 정치인이죠. 새민중정당은 민중에게 정치를 배우고, 민중이 가장 유능한 정치인임을 입증해 보이려는 겁니다. 정치의 전면에 나선 노동자 민중의 직접행동만이 한국정치를 제대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의지를 슬로건에 담았죠.”

“정치란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사회 활동”

- 촛불혁명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한국정치를 바꾸는 동안 정치권은 촛불의 수혜자였지 조직자는 아니었잖아요? 새민중정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라는 것이 사실은 일반적 소통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사회활동인데요. 그래서 정치가 사람의 운명을 가르기도 하고 밥이 되기도 하는 문제인 거죠. 

그럼 그동안 정치는 어떠했냐? 특정한 사람들, 특정한 집단이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져 있었죠. 우리가 독재시대를 살아오면서 그렇게 길들어지고 교육돼 왔던거죠. 

그런데 90년대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아무래도 국민의 정치 참여가 늘어나게 되고, 많은 것을 바꿔 놓기 시작했죠. 결국 국민의 정치의식 성장이 촛불혁명을 가능하게 했고 그것이 국민주권시대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이것이 지금은 권력구조의 변화 가능성까지 열어내고 있는거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오히려 당리당략과 자신의 이익을 따라가는 정치였지, 변화를 주도하는 정치는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새민중정당이 하고자 하는 정치도 이끌어가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을 내세워주는 정치, 민중을 앞세워주는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나라 정치가 진정한 정치, 올바른 정치로 될 수 있고, 직접적으로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회가 아닌 광장 민주주의, 민중의 직접정치를 위해 창당 결심”

- 지금 진보정당들이 여러 개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진보정당을 또 만들 필요가 있나요? 

“우리만이 새로운 정치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진 않습니다. 모두가 함께해서 새로운 정치에 나서 주었으면 좋겠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단체장도 했지만 중앙정치라고 표현하는 국회에 들어와 보니까 혼자서는 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죠. 지금 윤종오 의원하고 두 명이 의논도 하지만, 둘이 뭘 한다고 무엇을 바꿀 수 있으며 어떠한 희망을 노동자 민중에게 줄 수 있을까, 대단히 제한적인 수밖에 없다, 이런 걸 절감했습니다. 

지난 1년여를 돌아보면 국회가 아닌 광장에 있었던 시간들이 7~80%는 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아픈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힘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이 필요한 곳이 많은 거죠. 가서 당장 위로하고 함께 투쟁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가슴 아픈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이럴 때 힘 모아서 제대로 된 진보정치를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죠.”

“새민중정당은 진보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정당으로 가는 과정이다. 함께 시작하자.”

- 기존 진보정당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특정 정당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잘 준비된 진보정치에서, 앞서가는데서 폭 넓게 같이 가자고 솔직히 얘기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큰 형님처럼 다 같이 합시다,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이 힘들 때, 다같이 모아서 진보정치를 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잖아요. 기성정치가, 기득권 세력들이 우리에게 뭔가를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주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거고, 거기서 보수언론까지 모든 것을 차단하는 속에서 우리가 전진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상황이죠.

우리 사회는 아직도 상위 20%는 배 터져 죽고, 하위 20%는 배 곯아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이들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기성정치처럼 좋은 이야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싸워야 하고, 아스팔트위에 같이 앉아야 되고, 머리 맞대고 울어야 되는데, 이거를 달갑게 받아들이는 자본가, 기성정치가 있겠느냐 하는 거죠. 이런 상황을 그대로 갈 수는 없는 거죠. 진정으로 진보정치가 진짜 아픈 사람들과 함께 하고 마음을 나누자고 한다면, 마음을 모으는 것이 첫째 아닐까요?

어려운 상황을 쳐다만 보고 누군가 해주겠지 하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그럼 어쩔 거냐. 준비된 만큼 해보자 하는 거죠. 힘들어도 함께 해 온 사람들이 있고, 힘들어도 함께 갈 사람들이 있는 거죠. 이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시작 해보려는 겁니다. 말로만 형식적으로 같이 해보자는 게 아니라 이런 진심 어린 마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봅니다.

새민중정당은 진보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정당을 만들기 위한 시작이자 과정입니다. 함께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민중정당은 노동자 민중의 더 나은 삶, 더 좋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새로운 정치부대”

- 문재인 정부의 개혁의지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는 여론도 높고, 민중진영에서도 진보정당은 이제 안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앞으로 새민중정당을 함께 하자고 어떻게 설득하실건가요?

“문재인 정부를 응원하는 편입니다. 잘 하시라고 촉매역할, 응원역할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싸우기도 하는 거죠. 민중의 생존권 실현, 저는 문재인 정부가 해냈으면 좋겠어요. 응원부대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선 진보정치가 나설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 차이가 크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저는 솔직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국회에서 민주당 보면 훌륭한 사람들 많습니다, 똑똑한 사람들도 많고 개별적으로 존경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당론에 따른 정당정치를 하다보니 문제의 본질을 날카롭게 해결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이언주 의원도 그런 것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똑똑한 사람이더라고요. 민주당 있을 때 5분 발언이나 대정부 질문에서 노동자 서민의 삶을 부르짖던 분인데 지금 봐요. 기성정당의 이런 태생적인 한계가 바뀔 수 있는가? 철저한 노동자 민중의 편일 수 있는가?

이 문제를 누군가가 해결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누구냐? 다수의 노동자 민중입니다. 그건 김종훈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 농민, 빈민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직접정치를 실현하고, 우리는 다만 그 토대를 만드는 것뿐이죠. 저한테 표를 주고 힘을 실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더 나은 삶, 더 좋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새로운 정치부대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으자는 겁니다.

‘돈 대주고 몸 대주고 했더니 도대체 뭐했냐?’ 이런 얘기 이제 그만 들어야죠. 노동자 민중이 자신을 위해, 자신이 정치하고, 직접 의원도 돼서 정권의 주인이 돼야 세상이 바뀝니다. 그런 준비를 하시라, 그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기, 승, 전, 종북’이라는 현실에서 분단적폐 청산이 진보정치의 선결조건”

- 초선의원인데, 중앙정치무대에서 국회의원 해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정치, 해볼만 하던가요?

“우리나라 진보정치라는 게 ‘기, 승, 전, 빨갱이’, ‘기, 승, 전, 종북’ 이렇잖아요. 지난 선거 때도 상대후보가 저더러 ‘빨갱이’라고 음해하더라구요. 서민들의 고달픈 고달픈 삶을 이야기해도 빨갱이, 외세의 부당한 간섭을 말해도 종북, 노동자의 투쟁을 함께해도 간첩 소릴 들어야 하니 할 말 다한거죠.

이런 분위기에서 진보정치는? 결국 분단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진정한 진보정치가 만들어 질 수 없는 거죠. 

제가 아무리 국회에서 좋은 제도를 만들고 열심히 해도, 한 번 보세요, 새민중정당 만들어서 상임대표를 맡자마자 통진당 출신, 통진당 재건 어쩌고 하잖아요. 그래서 분단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근본적 문제이자, 진보정치를 위한 필수 선결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윤종오 의원실은 ‘동종경쟁업체’다”

- 윤종오 의원과 꼭 붙어다니시던데, 형제가 아닌가 하는 말도 있던데요.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부부가 아닌가 했던 것처럼.^^

“2002년 울산에서 광역의원 시절부터 같이 했어요. 15년 넘게 쭉 함께 했죠. 제가 농담 삼아 ‘동종경쟁업체다’(웃음). 이렇게 소개하죠. 같이 단체장 할 때도 정책 구상과 구정운영에서 협력하고 경쟁했죠. 지금은 본회의장 가면 두리번거리게 돼요. 한사람이 안 오면 같이 얘기할 사람도 없이 혼자 있어야 되니까. 

새민중정당에 현역 국회의원은 우리 둘뿐이니까 우리를 통해서 당의 면모를 보게 되겠죠.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같이하자는 결심이 굳어진 것 아닐까 싶네요.

큰 집회가면 어쩔 땐 소개도 안 시켜요. 우리 보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은데 민주당 의원들은 꼬박꼬박 인사시키면서... 가끔씩 서럽죠.(웃음) 

그러나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결심 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이디스나 산연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현장 같은곳이요.” 

“대중단체가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당이 아니라 대중단체를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진보정당”

- 과거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농민회 등 대중조직과의 관계가 삐걱대기도 했습니다. 새민중정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신지?

“지금 정치세력간의 논의만으로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이 문제도 민중의 힘을 빌려야합니다. 

그래서 창당 권한을 민주노총, 전농, 빈민 단체에게 넘겼던 거죠. 한상균 위원장을 면회가서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결심하면 된다. 전권을 가지고 당을 만들어 달라’ 요청도 했었죠.

결국 잘 안됐지만 그렇다고 폐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민중정당은 노동자 농민들에게 표 받으러 다니진 않을 겁니다. 솔직히 지금 이 꼴로 우리가 표를 받으면 얼마나 받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민중조직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데로 가자는 결심으로 당과 노조, 당과 대중조직간에 전략동맹을 맺기로 한거죠. 

이게 과거와 뭐가 다르냐? 예를 들어 과거 노동조합에 ‘당원 좀 모아주세요. 선거 때마다 특별당비 좀 내주세요’ 그랬잖아요. 이제 그러지 말고 거꾸로 당이 노동조합을 도와주잔거죠. 그러다 보면 진심이 통하고 조직이 확대되어 정치적 힘으로 발동 될것이라 본거죠. 

이제는 민주노총이나 전농 같은 대중단체가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당이 아니라 이들 대중단체를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당이 되자. 새민중정당 당원들이 직접 조직해 나서기로 결심했죠. 이것을 당-노조, 대중조직과의 전략동맹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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