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성·학부모 단체, 이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

여성 비하, 여성노동 폄하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이언주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14일 국민의당 부산시당 앞에서 진행됐다.

부산여성회,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힉부모연대, 부산참보육부모연대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29일 급식조리종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속수당 인상과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파업한 것과 관련, 이언주 의원은 "그냥 밥 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라 칭한 바 있다.

SBS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언주 의원은 "솔직히 말해서 조리사라는 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어디 간호조무사보다 더 못한 그냥 요양사 정도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발언의 후폭풍은 거셌으며 14일 국민의당 부산시당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부산여성회 김분경 노동국장은 여성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린 이 의원을 비판하며 "집에서 밥하고 살림하고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지난 14년간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직원 급식을 담당했던 최낙숙 씨는 이 의원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 같은 여성으로서, 그것도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급식 여성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 있냐"며 "급식 조리원들은 그날 그날 때마다 식품과 공산품을 들어와 완제품을 만들어 제시간에 급식을 제공하게 되는데 끼니때마다의 메뉴 준비는 물론이고 일주일에 1번씩은 시간을 쪼개어 1600명분의 김치를 담그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깨, 허리, 손가락 등 관절이 붓고, 휘어지고, 너무 아파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학령기 자녀를 둔 부산 학부모연대 김선양 사무국장은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들을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지칭하며 하찮게 여기는 그녀의 태도는 촛불 혁명•새 시대의 정치인 자격 없는 구시대 정치인이라 생각된다"며 "비인권, 반 모욕적인 막말을 내뱉는 그녀는 현 사회에서 소위 엘리트라 칭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올바른 인성과 사고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부산여성회 김정아 진구 지부장, 부산여성의전화 배정애 사무국장, 부산참보육부모연대 안진경 대표 등이 이언주  의원 발언과 관련하여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 같은 여성노동자로서의 그의 언행을 지적하고,  또한 요양사 일을 하는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는 딸의 입장에서 이 의원을 비판했다. 


기자회견 직후 부산여성회,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학보모연대, 부산참보육부모연대는 국민의당 부산시당 입구에 이언주 의원 막말 내용과 사퇴를 촉구하는 레드카드 부착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국민의당 당사를 찾아가 이 의원 제명과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서 부산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급식노동자 50여 명이 퇴근 이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집회와 부산 학교 급식실 산업재해 위험 실태를 알리는 사진전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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