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인디뮤지션 68명, '최저임금 1만원' 지지 선언

▲ 지난 8일 부산청년유니온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청년UP페스티벌>에서 인디밴드들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 부산청년유니온]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뮤지션 68명(32개 팀)이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을 했다. 이들은 이날 선언문에서 '최저임금 1만원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적인 임금'이라며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답게 정해지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문화도 더욱 꽃피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선언문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1만원 당장 실현 △재벌의 공정한 사회분배를 위한 사내유보금 출연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앞장설 것 등을 요구했다. 

이번 선언에 앞장 선 밴드 '바나나몽키스패너'의 김기영(26)씨는 "뮤지션들도 최저임금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며 "경영계의 155원 인상안에 너무 분노해서" 선언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통 인디밴드들은 (전업으로 하지 못하고)생계를 다른 일로 유지하는데, 일 때문에 음악을 못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인디밴드들이 음악활동을 하는데 더 여유로워지고,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지난 8일 부산청년유니온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청년UP페스티벌>에서 인디밴드들이 공연하고 있다. [사진 : 부산청년유니온]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지난 촛불항쟁에서 국민들과 함께 외친 '최저임금 1만원' 구호를 기억한다. 그것은 박근혜 탄핵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하는 우리의 열망이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적인 임금이다. 최저임금제도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가 그 이상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다. 노동자들이 자신이 번 돈을 가지고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하지만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으로 우리가 충분히 생활할 수 있나? 아니, 너무도 부족하다. 심지어 이 최저임금마저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최저임금은 우리 생활과 직결된 문제다. 이것은 지난 대선에서 후보들이 너도나도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들고 나온 것에서 잘 드러난다. 국민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6월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 9인은 ‘155원 인상안’을 제출하며 11년만에 나온 인상안이라 자랑했다. 이러한 기만적인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재벌, 대기업을 대변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지불능력 없는 중소영세 사업자들이 몰락하게 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몰락을 재촉하는 것은 대기업, 재벌이다. 정말 뻔뻔하다. 재벌들이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을 조금만 풀어도 당장 최저임금 1만원이 가능하다.

우리 뮤지션들도 노동의 대가로 먹고 살고 그 토대로 예술 활동을 한다.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답게 정해지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문화도 더욱 꽃피울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측의 ‘155원 인상안’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국민의 뜻대로 최저임금 1만원을 당장 실현하라. 

2. 재벌세력은 사회적 양극화의 책임을 통감하고, 올바르고 공정한 사회분배를 위해 사내유보금을 출연하라.

3. 문재인 정부는 최선의 노력 기울여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앞장서라. 또한, 소득재분배를 비롯한 경제적 조치를 통해 문화가 꽃필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라.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질 때까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민들과 함께 연대 할 것이다. 음악은 항상 자유롭고 고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그 뜻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7년 7월 14일

최저임금 1만원을 바라는 부산지역 인디뮤지션 선언 참가자 일동 (괄호는 팀명)

백충원(1Back) / 전장완(3VOLT) / 박주영 정소라(B9) / 박태오(Banpliz) / 김영민 김정원 하준(Lose My Memory) / 김주희 배보성 안성현 윤석현 최동환 현수빈(The Brocks) / Vanda / 권동욱 김성민(검은잎들) / 김형진(굿바이웬디) / 이준수(더 바스타즈) / 김종진(땐싱누들) / 김경한 박형규(라펠코프) / 김경태 김창원 오승빈(Lunais) / 정현윤(마이골든에이지) / 김기영 서준오 최형석(바나나몽키스패너) / 김성빈 김영은 신제이 윤수웅 홍기원(밴드 88) / 구슬한 양갱 정주리 최운규(보수동쿨러) / 김은혜 손상환(블러드베리) / 김태규(사운드마켓) / 소년민 / 강동수 배지원 윤규택 이승훈(소음발광) / 박재영 안병용 이광혁 이종현 이준호 정세일 천세훈 최정경(스카웨이커스) / 방현구(일렉펀트) / 배가영 서지수(초콜릿벤치) / 김경수 현성용(하퍼스) / 박재한 유지운 하창욱(해피피플) / 반민순 / 심규빈 / 이대한 / 이소현 / 정승민 / 정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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