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 워싱턴 연례회의 결과 기자회견서 대미 경제 양보 압박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이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럭 전 암참 회장, 제임스 김 암참 회장, 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 [사진 : 뉴시스]

주한 미국 자본가들이 이달 말 있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통상압력을 달래기 위한 ‘선물보따리’로 100억 달러(11조원)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 펀드 조성 등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주목되는 것은 이런 요구가 이들 미국 자본가 대표단이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미 의회의 고위 관계자들과 협의한 결과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에 대한 불만 등을 지렛대로 주한 미국 자본가들이 우리 정부에 사실상 경제적 양보를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뉴시스에 따르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한미 양국 간 암참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미 행정부와 만났고, 한미 무역적자가 2배로 늘어난 것과 관련해 이것이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간 논의되어야 할 문제점이란 부분에 대해 동의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날 회견은 지난달 15∼18일 진행된 ‘도어노크’(암참 사절단이 매년 미 워싱턴에서 갖는 연례회의) 방문 결과를 알리려고 마련됐다. 암참은 사절단이 미국무부 국가무역위원회의 피터 나바로 위원장은 물론, 백악관과 무역대표부, 재무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50여 차례 회의를 가졌다고 했다. 

암참은 이밖에 ▲향후 10~12개월간 미 무역대표부가 발간하는 무역장벽보고서상에 식별된 모든 한미 FTA 미이행 사안 100% 해결 추진 ▲미국산 LNG 및 셰일가스 수입 증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위한 미국 방산제품 수입량(대외군사판매량)의 무역수지 반영 ▲미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엔트리(미국 입국절차 간소화) 프로그램 등록 확대도 회견에서 요구했다. 사실상 ‘선물 보따리’를 크게 만들라는 주문이다. 

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은 회견에서 “양국 정부간 논의 절차가 수월해지고 한미FTA에 대한 향후 논의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호혜적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이런 몇 가지 조치를 한국 정부가 이행하는 방안을 제언한다”고 말했다. 

한미 무역적자를 핑계 삼아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FTA 개정 등 통상압박을 강화할 것인 만큼 대응책을 명분으로 사실상 양보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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