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없는 지지가 적폐를 낳는다

<비판 없는 지지가 적폐를 낳는다>

문재인이 두번 째 도전 끝에 41.1%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됐다. 어쨌든 축하한다. 그런데 이번 조기 대선은 과거의 대선과는 다른 점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대통령의 궐위 속에서 진행된 대선이라는 점이다. 물론 대통령을 끌어내린 사람은 시민들, 그러니까 촛불이다.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1등 공신은 '촛불'이라는 말이다. 

대선이 끝나고 논공행상이 펼쳐지면 가장 먼저 그 공을 인정 받아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시민들인 것이다. 문재인은 오로지 이 시민들, 지난 겨울 내내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적폐의 상징을 끌어내린 시민들에게 빚지고 있다.

그런데 이 촛불 중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 41.1%의 지지율이 못마땅한 사람들이 있다. 문재인 지지자들 중 문재인을 주군처럼 모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문재인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되지 못한 것이 이 '촛불'들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는 순간, 촛불은 최대공신의 지위를 상실하고 자중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선후관계가 뒤집힌다. 적폐의 준동=>촛불의 응징=>문재인 당선의 흐름이 아니라 문재인 당선=>촛불의 자제=>적폐청산이라는 수식이 거꾸로 성립되는 것이다.

대의제 민주주의 아래서 지지가 벼슬인가? 당신의 지지가 41.1%로나마 결실을 맺은 것은 촛불 때문이다. 당신의 지지가 인물 바꾸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적폐청산과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 되려면, 당신은 지지를 믿음으로 전환할 일이 아니라 비판의 시선, 반성의 시선, 회의의 시선을 강화해야 한다. 문재인을 선택하게 만든 그 적폐세력에게 없었던 것이 바로 저 비판의 시선, 반성의 시선, 회의의 시선이었다. 

비판 없는 지지는 맹목이며, 맹목은 당신들이 그렇게도 거부하는 '박사모'가 굴러가는 가장 큰 동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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