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 심양 남북해외 위원장단 회의 위해 출국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지난 18일 민플러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분단 70년인 2015년에 ‘만나야 통일이다’를 목 놓아 외쳤습니다. 2016년에는 ‘평화협정이 통일이다’를 구호로 들어야 합니다.”

민플러스는 지난 18일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오는 20~21일 심양에서 열리는 6.15공동선언실천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단 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을 만났다. 이 의장은 심양 회의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전 민족적인 운동으로 전개하자는 것을 제안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북측 위원회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불허하더라도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을 막을 순 없다”며 심양 회의를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 올해 평화협정 체결을 특히 강조하고 계신데 이유는 무엇인지요?

“작년이 분단 70년이었습니다. 6.15와 8.15를 민족공동행사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성사되지 못했어요. 그러나 8.15경축사에서 평화협정 체결운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루었지요. 또 6.15남측위는 2016년 평화협정 체결 촉구운동을 중요 활동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지난해 말 왕위 중국 외교부장은 북 핵문제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도 같은 제안을 했구요. 이것은 미국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올해 한미합동훈련기간 중에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비밀리에 방한하여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한국측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북미간에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논의 한다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6.15남측위가 한국 정부와 주변국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평화협정 체결을 중심과제로 설정한 이유입니다.”

- 통일을 실현하는 데서 평화협정 체결뿐 아니라 주한미군 문제, 국가보안법 폐지, 남북교류 등도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이들 가운데 중심고리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평화협정 체결입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동북아의 평화가 정착되면 통일의 실마리가 풀립니다. 평화가 정착되면 교류는 확대되고, 주한미군 문제와 국가보안법 폐지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과는 어떤 관계라고 보아야 할까요?

“동전의 양면이라고 봅니다. 중국 왕위 부장의 제안대로 동시에 병행해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평화협정을 논의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도 좋다고 봅니다. 하루 속히 북미간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랄뿐입니다. 1953년 7월27일에 조인된 정전협정이 60년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종전이 선언되지 않은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무관심과 무능의 발로라고 봅니다.

정전협정문에 3개월 내 평화협상을 진행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1년이 지나 한차례 협상한 뒤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전 상태의 지속은 민족의 고통입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핵보유국간 공조와 협상으로 이뤄야

- 한반도 비핵화는 어떤 경로를 거쳐 실현되리라고 보시는지요?

“핵 문제는 유엔 상임이사국을 중심으로 재편된 질서입니다. 약소국은 강대국에 대항하기 위해 핵무기를 갖고 싶어 하지요. 핵을 가져야 안보가 이뤄진다는 유혹을 느낍니다. 강대국은 물리력으로 핵보유를 막고 있습니다. 북미관계도 그렇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최근 북은 핵보유국임을 선언했지요. NPT체제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핵보유국 간에 공조와 협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평화협정에 담겨야할 핵심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민족자주와 주권, 그리고 영토보전과 통일의 권리를 미·중은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간, 북미간 불가침과 무력 불사용이 합의돼야 하구요. 남북간에는 또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재확인하고 실천해가야 합니다. 더불어 핵무기의 제조·배치를 중단할 것, 그리고 일체의 외국군대의 철수가 담겨야겠지요. 더불어 이런 평화협정의 실천를 감독할 기구도 설치하고 이행 절차와 공동운영 규정도 마련해야 할 겁니다.”

-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대중화하는 데서 풀어야할 주요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60년 이상 미루어 온 과제인데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합의를 위해 인내하고 체결을 위해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몇몇 단체에만 맡겨서는 안 됩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과 단체들이 총망라된 대중운동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일치된 견해와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서둘지 말고 폭넓은 토론과 합의를 모아가야 합니다. 특별한 단체들만 목소리를 높인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보수단체 인사들의 동참도 이끌어내야 합니다. ‘종북몰이’에 휘말리지 말아야 합니다.

주변국 미·중·러·일의 정치 지형을 지혜롭게 이용해야 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내용과 방식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상층운동이 아닌 풀뿌리 조직이 움직이는 대중운동이 돼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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