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해도 시원치 않을 친박핵심들의 복당조치

▲ 사진출처. 뉴시스. 편집

투표 하루 전까지 적폐세력의 망동이 도를 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6일 홍준표 후보의 ‘특별지시’로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을 일괄 복당시키고,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친박핵심 의원들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해제했다.

박근혜를 세워놓고 온갖 특혜와 기득권을 누릴 대로 누리던 세력들이니만큼 지은 죄가 박근혜, 최순실 못지않다 할 것이고, 그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시원찮은 판에 금의환향하듯 징계해제를 한다하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이쯤 되면 홍준표발 보수정치라는 것이 벌써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뛰어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이런 뒷거래와 퇴행적 방식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결집”을 한다고 하니, 조선일보조차도 역풍이 우려된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당선은 고사하고, 수구보수세력이라도 모을 만큼 모아보자는 몸부림이니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홍준표 후보와 자유한국당에게 그 무슨 정치품격이나 일관성을 기대하는 것 역시 애초부터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니 별로 따지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한국 정치사에서 이러한 빈틈이 나중에는 더 큰 국난을 초래한 화근이 되었다는 것을 투표일 이전에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현재 명백한 것은 박근혜가 탄핵 구속된 것 이외에는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정농단의 실체를 파헤칠 문서들을 대통령 문서로 지정하여 은닉하고 있고, 권한도 없는 김관진 안보실장은 사드를 도둑배치하는데 앞장서 국정농단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은 여전히 수구보수세력이고, 1% 금수저들의 세상이다. 그 위에는 묻지마 한미동맹이 있다. 잠시 촛불혁명의 소나기만 피하면 언제든지 다시 수구보수의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믿어의심치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이 불행한 이 땅의 역사이기도 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의 자녀들은 빈곤층으로 살고, 친일파의 자손들은 떵떵거리고 살고 있는 것이 엄연한 이 땅의 역사이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적폐청산을 해보지 못한 역사 위에서 보수는 단 한 번도 이 땅의 기득권을 놓친 적이 없다. 이번이 거꾸로 된 역사를 바로세울 마지막 기회이다. 

집단지성으로 촛불혁명을 일군 위대한 국민인 만큼 더는 속지 말아야 한다. 
수구보수세력은 위기 때마다 천막당사를 꾸린다. 간판을 바꿔단다. 당 색깔을 바꾼다. 길거리에서 삼보일배를 한다. 반바지 입고 용서를 구한다는 등 갖은 기만술로 국민들을 속여왔다. 그러나 자신을 변함없이 밀어준 성주 한복판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수구보수의 민낯이다.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니,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가짜보수를 불태우자”고 하면, “나를 화형시키겠다는 것이냐”하면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줘 고맙다는 식이다.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을 하자고 하면, “정치보복을 한다는 것이냐”하면서 방귀뀐 놈이 화를 내는 식으로 나온다. 자신을 탄압의 피해자로 위장하고, 개혁 공포심을 조장하는 상투적인 수법이다. 친북좌파 척결, 강성노조 박멸, SBS 방송사를 없애버리겠다는 데서는 그 야만성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그것을 스트롱맨, 강력한 지도력으로 포장한다. 

평범한 시민들이 일구어낸 진실과 소통의 광장에 천박한 정치의 집요한 스토킹을 계속 허용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이미 박근혜의 유체이탈에 질릴대로 질린 국민들이 천 개의 얼굴을 가진 극우정치를 또 만나야 하는 것은 역사 이전에 매우 피곤한 생활이다.

적폐세력의 귀환을 허용하면 결국 개혁이 발목을 잡히고, 의회가 마비되고, 국정이 정치혐오의 진흙탕으로 돌아가게 될까 심히 염려된다. 

작년 촛불집회에서 “박근혜를 찍어 미안합니다.” “새누리당 찍어 미안합니다.” 하며 가슴을 친 시민의 목소리가 생각나는 투표 하루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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