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투쟁과 함께 하는 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제 242회●

▲ 사드 공사 장비를 강제 반입한 날 밤 소성리 마을 회관에서는 촛불이 타올랐다.

소성리에 원불교, 천주교에 이어 개신교 천막(기도소)이 하나 쳐졌다. 지킴이로 오신 분에게 물어보니 자신은 장로님이라고 했다.
개신교 기도소는 예수살기를 포함한 다섯개 단체(촛불교회, 생명평화마당, 기독인연대, 향린교회 사회선교부)가 연합하여 세운 천막이라고 한다. ‘예수살기’는 예수를 믿는 자리에서 예수님의 보여주신 본을 따라 사는 자리, 곧 예수를 사는 자리로 나아가자는 취지에 공감하는 목사와 평신도들이 모인 단체라고 한다.

천주교 천막에는 소녀상이 새로 왔다. 대구민족연구소에서 소녀상을 보냈는데 작아서 김서경 작가에게 조금만 컸으면 했더니 후원을 받아 제작해서 보내 온 거란다.

그런가 하면 기분 나쁜 소식도 있었다. 아침 7시30분, 마을 회관부터 16대의 경찰버스가 차벽으로 마을회관과 도로 경계를 막는 연습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뉴스에는 부지 공여를 이번 주내로 완료하겠다 해서 또 답답하게 만들었다.

▲ 사드 장비 반입을 막기위해 마을 주민들과 차량이 도로에서 대치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박근혜 파면을 앞두고 롯데 이사회는 부지 교환을 승인하였다. 망해가는 정부에게 끝내 협조한 것이다. 요즈음 롯데 매출이 몇 조씩 줄어서 다니는 직원이 회사를 걱정할 지경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롯데는 이런 일이 생기리라는 걸 몰랐을까? 롯데는 그렇다치더라도 다른 기업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는데 왜 침묵했을까?

소성리 미사를 참여하고 연대집회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 12년 싸운 밀양, 6년 싸운 강정 마을을 떠올리며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사드배치는 차치하고 우선 미군에게 우리 땅을 이렇게 돈 써가며 갖다 바치려 하는데 온 국민들이 별로 반응이 없다는 사실에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김천 시민, 더 좁혀서 농소, 남면, 율곡동 사람들 중에서도 별 심각함을 못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사실 좌절감을 많이 느낀다. 한 번 미군 땅이 되면 그들이 돌려줄 때까진 미국 것이 되는데 못 갖다 바쳐서 안달복달하는 우리 정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

▲ 주한미군을 태운 사드 부지 공사차량이 진입하고 있다.

아무튼 결론은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이기에 저녁엔 평화광장 자리에 앉는다. 오늘의 사회자는 김덕기 자문위원. 인사와 구호를 외치고 같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율동맘과 율동천사들이 함께 ‘사드반대가’를 했다. 맘들이 많이 나오니 천사들도 많다.

어제 4월혁명상 시상식에 참석하여 유선철 공동위원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는 영상을 보았다. 함석헌님이 1961년 사상계 7월호인가에 기고하신 ‘꽃들의 혁명’이란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4월혁명은 학생들이 한 순수하고 맑고 푸르른 혁명이다. 군인들의 혁명은 꽃들의 혁명이다. 꽃은 질 때를 알아야 아름답다. 만약에 질 때를 모를 때는 또 다른 꽃을 부른다.

역사가 주는 우리에게 주는 과제는 시기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서 4월을 아프게 견뎌냈던 것처럼 저희들은 사드라는 과제를 안고 이렇게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민들이 고통스럽게 견딘 240일 나날을 평가받고 위로받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사드는 안보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백해무익힌 것이다. 사드를 반대함은 국민주권을 확립하고 자주 민주 통일 평화의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 

수상하러 갔던 유선철 공동위원장과 박금규 조직팀장이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

박금규 조직팀장이 먼저 이야기했다. “거기 가니 평균 연령이 80세 되시는 어른신들이었다. 그 연세에 그때의 그 정신, 그 마음이 아직도 (남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느끼고 배우고 왔다.” 

유선철 공동위원장이 내용물(상장과 상패)을 보여주고 박금규 조직팀장에게 전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민족의 생존과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배치 저지 투쟁을 선포하며 민족의 자주평화통일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4월 혁명정신을 실천하였기에” 상장을 주었고, 상패에는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상금 50만원도 받았다.

이어서 유선철 공동위원장이 4.19혁명은 3.15부정선거에 학생들이 일어났다는 것과 이 상이 우리에게 주는 격려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는 어제 한 일을 이야기했다.

“어제는 바빴다. 외교부 앞 기자회견을 했다. 미군에 부지 공여를 외교부가 중심이 되어 국방부, 환경부가 함께 동참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마라’고 했다. 대선 전 일을 저질러 되돌리지 못하게 하려는 거다. 지금 국면에서 이러는 것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일 남은 정부다. 저질러 놓으면 범죄가 되는데 왜 하려는가? 도대체 이유가 뭔가? 이 사람들이 뭘 먹은 건가 의심한다. 아무튼 저질러 놓으면 우리는 되돌리는데 힘이 든다.

더민주 사드특위위원장이기도 한 심재권 국회 외통위원장과 면담을 하려 하는데 시간이 한 시간 늦어져 간사인 김영호 의원과 대화를 했다. 지금 사드 찬성이 높아져 김영호 의원도 힘들다 하소연하더란다.

권한쟁의심판은 ‘왜 안 하냐?’ 물었더니 국회의장이 하는데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면 하겠다’고 하는데 과반수 동의를 못 받았다 한다.

하주희 변호사가 국유재산특례에 대한 법을 발견했다. 외국에 무상으로 땅을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에 성주 땅 무상공여가 저촉되는 것이다. 

탄핵 당한 정부에 선택받지 못한 권력이 하는 무도한 짓에 이해가 안 간다. 많이 저지를수록 뒤집으려면 힘이 더 든다. 저지를수록 죄도 더 커진다. 반드시 국정조사나 특검을 할 거라 생각한다. 더 이상 죄 짓지 말고 부지 공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오늘 소성리에 가보니 대학생도 와있고, 금속노조도 와 있고, 울산에서 (시)의원들도 와 있고, 농민회도 와 있고 해서 제가 말했다. 사드 아닌 그 어떤 더 심한 것이 오더라도 연대의 힘이 있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발언하기 힘들다. 말 좀 안하고 살 수 있도록 빨리 사드가 끝났으면 좋겠다.”

“4월혁명상을 받았다. 대표로 두 사람이 받았지만 결국은 우리에게 주는 상이다. 242일 열심히 투쟁해온 김천 시민들에게 감사하고 열심히 투쟁하란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라며 박수를 쳤다.

평화나비합창단이 나와 ‘새물’, ‘바위처럼’을 불렀다. 이봉도님은 남자 혼자면서도 씩씩하게 불렀다.

김종대 의원이 KBS2 방송에서 한 토론을 보았다. 각 정당마다 사드에 대한 입장에서 잘못 된 점을 꼬집었는데, 특히 ‘바른정당’이 사드 2, 3개 더 사자는 주장에 돈 줄테니 사와 보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김덕기 사회자가 갑자기 박병주님에게 김종대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 논평하라고 했더니 초를 가지고 장난치다 느닷없이 불려나왔다며 이야기했다.

“지금 록히드 마틴에서 생산되고 있지 않을 걸로 알고 있다. 사드는 사기다. 8포만 생산하고 생산이 중단된 지 3, 4년이 된 걸로 안다. 효용성이 없는 무기이고, 한 세대 뒤떨어진 무기가 된다. 그런 걸 우리나라에 갖다 놓을 필요가 없다. 미사일로 미사일을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여튼 탄핵된 박근혜의 하수인들이 불법적으로 저지른 것을 우리가 막고 있는데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이 불법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합법적으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뭐할지 몰라 우리가 걱정하고 있다. 오늘도 나오면서 보니 이번 주 안에 부지를 공여하겠다고 하는데 국유지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미군에게 주는 부지 공여는 불법이다. 그런데도 하겠다고 한다. 모든 것이 불법이다. 

그런데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으면 나아질까? 새 정부가 들어서고도 우리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오늘 소성리에 갔더니 밀양 송전탑 반대 어르신들이 왔는데 경찰 병력 3000명을 동원하여 송전탑이 세워졌다. 그분들 12년 동안 했다. 제주 강정마을 6년 동안 했다.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끝나지 않겠나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정말 난감하다. 정말 답답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촛불을 드는 것이다. 새 정부가 수립되더라도 가열차게 투쟁하여 꼭 사드배치를 막아내자!”

율동맘과 천사들이 나와 ‘바위처럼’을 했다. 

“오늘도 우리는 242일째 촛불을 굳건하게 지켜냈다. 날씨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열심히 해서 뒤에 있는 천막이 더 뒤로 가서 소나무 있는 데까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열심히 하면 이 자리가 꽉 메워지고 사드도 물러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김덕기 사회자와 함께 구호와 함성으로 마무리했다.

정말 그 말대로 깡패 같은 정부의 교활한 작당에도 우린 굳건하게 오늘의 촛불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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