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의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대응] (3) 신제품 출현과 사업모델의 변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제품은 삼성·엘지의 스마트 홈과 음성비서가 대표적이고, 미래자동차에서 전기차(연료전지 포함)와 자율주행차가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사업모델은 제조업의 서비스 사업 진출 확장(제품의 전 생애주기 관리, 사후서비스) 등으로 두산중공업, 효성,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등에서 시행 중이다. 이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미국의 GE의 사업모델인데 아래 <표 1>와 같은 변화를 가져온다.

<표 1> 사물인터넷에 의한 제조업의 변화

이 장에서는 주로 미래자동차를 중심으로 제품 변화의 추이를 살펴보겠다.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한 파리 기후협약이 2016년 11월부터 발효되었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들이 자동차 관련 환경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상원에서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법안이 통과되었다. 중국 먀오이 공업정보화 부장은 2018년부터 완성사에 전기차 판매 5%를 의무화하고 매년 2%씩 상향시키는 방침을 상반기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코네티컷 등 10개 주가 2025년까지 '무공해차(Zero Emission Vehicle)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연간 2만대 이상 차를 파는 제작사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2% 이상을 전기차로 팔아야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미달한 자동차 수만큼 1대당 5000달러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 목표대로 시행될 경우 전기차 등 무공해차가 33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은 2% 의무를 2018년부터 5%로 상향시킬 예정이다.

<표 2> 2030년까지 국가별 탄소 감축 목표

▲ 출처 : UNFCCC INDC * BAU : 배출 전망치(평소수준을 기준으로)

[그림 1] 주요국가 전기차 판매량과 인프라

▲ 출처: 환경부

[그림 1]에서 보듯이, 한국의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 구축이 주요 국가에 비해 크게 떨어져, 환경부는 전기차 도입을 위해 보조금 지급 확대와 무공해차 의무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무공해차 2% 규제를 한국에 적용할 경우 연간 2만대 이상 판매하는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은 모두 의무 판매 대상이 되고, 수입차 업체 중에선 BMW·벤츠·폴크스바겐 등이 포함된다. 정부 관계자는 "2015년 기준으로 8개 회사가 판 차량(약 175만대)을 감안하면 연간 3만 5000대 가량 전기차를 보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율주행 기능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1년에 교통사고로 120만 희생자(전 세계)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고의 94%가 음주, 과속, 부주의 등 ‘사람의 실수’에서 비롯된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주요 국가들에서는 2018년부터 안전규제가 강화되어 '차선이탈방지경보', '자동비상제동', '졸음운전방지', '후진 보조' 등의 기능이 기본사양으로 의무화된다. 이런 규제들이 강화되면 자동적으로 부분 자율주행이 실행되게 된다. 물론 100% 자율주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 사진제공: 뉴시스

자동차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완성사에 도전하여, 한편에서는 테슬라와 BYD 등의 전기자동차 신생 기업, 다른 한편에서는 구글, 애플, 삼성, 엘지 등의 ICT 기업들이 미래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테슬라, BYD, 로컬 모터스, 패러데이 퓨처, 루시드 모터스 등 신생 기업은 전기차 전용라인 또는 3D프린터로 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는 복잡한 엔진과 변속기 기술, 그리고 무게중심(엔진·변속기 때문에 앞부분이 전체 무게의 70% 차지)을 잡아주는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기차에서는 이런 문제가 사라지므로 높은 기술과 대규모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조건에서 신생기업도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모터만 확보하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내연기관 차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전기차 시장에서 되찾겠다는 목표로 20여개의 자국 전기차 기업들이 개발한 차량을 중국 내수시장에 대량 공급하고 테스트를 거쳐서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생산 1위 BYD를 축으로 총 9개의 중국기업들이 이미 세계 전기차 판매 20위권에 진입해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자동차가 기계산업이 아니라 전자산업이 된다. 새로운 기능이 개발되면 내연기관에서는 부품을 갈거나 차를 구입해야 하나 전기차의 경우에는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인터넷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보통신기술에서 수십 년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기계산업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센서, 디지털 정밀지도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므로 기존 하드웨어 생산 위주의 완성사들은 ICT 업체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만 해도 ICT 업체들의 미래자동차 진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LG는 인포테인먼트, 전기모터, 센서, ABS 등 자동차 전장품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오창(10만대), 폴란드(10만대), 미국 홀랜드(3만대), 중국 난징(5만대) 등 글로벌 28만대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아 구글, BMW, 테슬라 등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전략적 차원에서 전장사업부를 두고 디스플레이,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울산(6만대), 중국 시안(3만대), 헝가리(5만대, 2018년 가동) 등 글로벌 14만대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기능 향상을 위해 실리콘벨리에서 여러 개의 벤처기업들을 인수하였고, 지난 달 하만을 9조4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에서 일약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였다. 하만은 직원 3만 명에 10개국에 공장이 있으며 차량오디오와 인포테인먼트 생산 1위인 세계 최대 전장부품사이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를 통해 차량 전체를 제어하는 자율주행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커넥티드카, 텔레메틱스(무선통신, 인터넷), 전기충전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톡도 자율주행 택시를 목표로, 디지털 지도를 선점하기 위한 검색 엔진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대기아차는 EV로 아이오닉과 쏘울을 생산하여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공비치를 줄이기 위해 엔진차와 비슷한 구조로 기존 내연기관 라인에서 혼류생산하고 있어 아직 과도기 생산단계로 추정된다. 아이오닉 EV는 2016년 한 해 동안 약 3700대를 판매했는데 2017년 2월까지만 2000대가 넘게 팔리는 등 내수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민관 합동 자동차산업 발전위원회가 2017년 2월7일 출범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말까지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2만기로 확장하고 신차 시장의 1%를 전기차로 보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완성 5사는 미래차 분야에 4조7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였다.

신기술의 도입으로 제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고 사후서비스 영역에 진출하는 등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향후 산업별 부가가치 창출 수준을 비교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 2] 스마트산업의 스마일 곡선

▲ 출처 : Global Market Strategy(삼성증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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