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일차] 5월16일(월) 기아차 비정규직 최정명·한규협 농성일기

주말동안 비도오고 바람도 거세더니 오늘도 바람이 심하네요.

겨우내 차가운 바람과 유난히 거세진 바람에 헐거워진 그늘막 기둥을 정비하고 끈도 꽉 동여맸습니다. 바람이 심해 플랑을 걷어놓는 시간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회사측에서 이곳 사진을 찍어 보고하는 듯 한데 바람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거기다 바람이 신경 쓰이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요. 키우고 있는 식물들인데 농성자들에게 유일한 기분 좋음을 선사하는 놈들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면 줄기가 꺾일까 싶어 대피시키곤 합니다. 유일하게 이곳에서 함께 지내다보니 애정도 생기네요. 그래서 바람막이를 만들어 주었더니 꽃이 편안해 보입니다.

농성자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줄 노동조합은 오늘도 이렇다 할 얘기가 없네요.

농성 초기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던 응원의 날이 부활되었군요.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라는 내용을 보니 마음이 씁쓸합니다. 초기에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힘받았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주말동안 방문해주신 한국노총 통일실천단 동지들, 일요일에도 도시락 챙겨주신 향린교회 김재원님, 오늘도 변함없이 점심 올려주신 집밥 지연호 선생님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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