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경험과 상상’, 뮤지컬 ‘투명인간’ 4월 매주 목·금(8시), 토·일(4시)

여행이 좋은 이유는 여행지에서 난 노동이 없기 때문이라더라.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들어간 식당과 내가 사진을 찍으러 멈춰선 전망대까지. 거기에 묻어있던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대우받고 있을까?

노동을 바라보는 내 눈이 전에 비해 조금은 커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일상의 ‘투명인간’을 찾기 어렵다.

우리는 서비스업 노동자들을 하루에도 수 없이 마주한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 고객님.”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이 ‘감정노동’이라는 이름으로 꽤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잘 모른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물건이 납품, 진열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는지, 고객보다 더 많이 마주하는 관리자들에게 멸시받는 설움은 어떤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에서도 신분이 또 나눠진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투명인간이다.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월급을 올리는 것이 주 된 목표인 줄 아는 것이다. 그러나 ‘투명인간’https://enitheater.modoo.at/?link=5w4ht0ks은 노동조합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한다. 왜 노조에서 월급인상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를 더 많이 외칠까?


다양한 개인들이지만, 결국엔 노동조합으로 만나 동지가 된다. 그리고 동지가 된 노동자들은 결코 구걸하거나, 시혜를 바라지 않고 담담히 투쟁한다. 뮤지컬 ‘투명인간’은 영원한 노동자들의 화두인 <연대와 투쟁>을 담아, 감정노동자의 삶에 천착하여 만든 작품이다. 뮤지컬 ‘투명인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렇게 얽히고 꼬이면 큰 동아줄이 된다”

‘투명인간’은 노동존중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길목에서, 노동자와 함께 제작하고, 노동자를 대상으로 공연한 극으로서 아주 큰 의의가 있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물론, 노조가 생소한 사람들, 정당이나 노조의 활동가들이 보아도 그 각자대로의 울림을 줄 것이다.

2016년 12월, 경북 경산의 한 CU 편의점 알바 노동자가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 목숨까지 걸고 일해야 하는 세상. 노동조합의 손길조차 미치지 않는 또 다른 ‘투명인간’들이 안타깝게도 너무 많다.

이 땅의 노동자들이 당당한 인간이자 주체로 설 수 있게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 박근혜가 물러난 지금, 제일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공연 안내 https://enitheater.modoo.at/?link=5w4ht0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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