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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아닌 선생님들…[스승의 날]“선생님, 알바에요? 여기요! 저기요!”
▲ 성과급에 관한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자리에 탈을 쓰고 나와야만 했다. 얼굴 공개는 곧 해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진제공 : 교육희망]

학교에는 선생님 아닌 선생님들이 있다. 4만8천여명(교사의 10%)의 기간제 교사와 20만 학교비정규직 얘기다. 선생님이라 불리지만 '선생님'과는 다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은 무색해지고,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 정교사도 이럴진데 기간제·비정규직 교사의 사정이야 오죽할까.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기간제 교사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 안 하고 지나쳐요. ‘선생님 알바예요?’, ‘계약직, 계약직!’ 이러면서 뒤에서 놀리는 학생들도 있어요”라고 했다. 지난해 말 기간제 교사가 학생들에게 빗자루로 폭행당한 사건도 있었다.

기간제·비정규직 교사에 대한 차별은 면접 때부터 시작된다. 기혼 여성의 경우 계약기간 중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많다. 당연히 육아 휴직은 없다. 학교를 계속 다니려면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재계약의 불안 속에서 일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

기간제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사실을 알게 되면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나 존중하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힘이 약해 불이익이 온다 생각할까봐 떳떳하게 말도 못한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기간제는 그야말로 계약직이다. 민원이 들어오면 재계약은 없다”며 “학부모가 부당한 대우를 하더라도 일자리를 잃을까봐 학교측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유치원 기간제 교사가 무기계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사진제공 학교비정규직노조]

일은 두배 임금은 절반

정규직 선생님들에 비해 기간제 선생님들은 두 배 많은 행정업무를 한다. 업무 분담은 주로 교장, 교감 선생님에 의해 학기 초에 이뤄진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기간제 교사는 “업무 분담을 할 때 ‘누구 선생님, 내년에도 같이 일하시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어본다. 그러면 ‘이런 이런 일을 우리가 맡기기로 했는데 이거 하시겠습니까’라고 한다. 받거나 떠나거나. 둘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다”고 한탄했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는 더 심하다. 초등학교에 남자 교사가 적다보니 온갖 시설관리 업무가 주어진다. 페인트 칠, 정수기 청소, 형광등 교체는 물론 각종 행사 때 힘쓰는 일을 도맡아야 한다. 그래도 스포츠 강사를 ‘무기계약’하지 않는다. 퇴직금을 안주려고 계약기간을 11개월로 한다. 여기에 임금은 초임기준 절반도 안 된다.

세월호 참사 김초원, 이지혜 교사 순직 인정 불가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다 세상을 떠난 고 김초원(당시 26세)ㆍ이지혜(당시 31세) 교사의 순직 인정이 거부당했다. 유족은 지난해 6월 순직신청서를 인사혁신처와 교육부에 제출했다. 인사혁신처는 심사대상에조차 올리지 않고 반려했다.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 아닌 ‘민간근로자’이기 때문에 공무원연금법상 순직유족급여 청구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 선생님의 유족들은 “보상 없이 순직 인정만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지난1월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1ㆍ2심 재판부가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대법원 판결 전까지 정규 교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선생님의 순직 인정에 대한 후속조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무실무사, 과학실무사, 전산실무사, 교육복지사, 돌봄전담사, 사서, 학교보안관, 스포츠강사, 방과후과정강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전문상담사, 특수교육지도사, 평생교육사, 시설관리, 매점관리, 청소원, 통학차량. 이렇게 많은 교육업무 종사자들이 학교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요!, 저기요!”로 불린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사진제공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사진제공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사진제공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사진출처 : 부평구청]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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