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예술로 읽다(19)

▲ 자연 박물관 과 중앙동물원 [사진 출처 뉴시스]

4월이면 평양에서는 신학기가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12년제 의무교육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북측은 지난 2012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법령을 공표했다. 2013년부터 기존 6년제로 통합된 고등중학교 과정을 초급과 고급중학교 각 3년 과정으로 분리 운영하며, 과거 4학년 소학교를 5년제로 늘린 것이다. 즉 ‘입학 전 교육 1년-소학교 5년-초급중학교 3년-고급중학교 3년’의 학제가 완비된 것이다.

북은 이와 별도로 예술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소년학생궁전을 전국적으로 설립해 교외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특색 있는 교육거점이자 문화정서 생활기지”로 박물관과 동물원을 지속적으로 건립 및 증축해 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준공해 공개한 자연박물관과 중앙동물원이다.

평양 8경 가운데 하나인 대성산 기슭에 위치한 중앙동물원은 1959년 4월 30일에 개장했다. 북한에서 가장 큰 동물원으로서 ‘동물학 지식을 보급하며 나라의 동물자원을 보호 증식시키기 위한 대중교양사업과 과학연구사업을 진행하며, 사람들의 문화휴식을 위한 과학문화교양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당초 평양동물원으로 출발해 1977년 11월4일 중앙동물원으로 개편되었다.

▲ 중앙동물원을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출처 뉴시스]

2016년 7월24일 준공식을 개최한 중앙동물원과 자연박물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중건됐다. 노동신문에서는 “과학성과 실용성, 친절성의 원칙에서 자연박물관이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꾸려지고 직관성, 조형예술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중앙동물원이 최상의 수준에서 개건됨으로써 사회주의문명강국을 건설하는 우리 당의 이상과 목표가 얼마나 웅대하고 우리 인민이 누리는 문명이 어떤 경지에 이르렀는가를 웅변으로 실증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준공식에서 박봉주 내각총리는 준공사를 통해 "자연박물관과 중앙동물원은 당의 숭고한 인민사랑, 후대사랑에 의하여 일떠선 노동당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이며 우리 당이 인민들과 청소년학생들에게 안겨주는 은정 깊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당의 주체적인 건축미학사상과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철저히 구현된 현대문명의 본보기 건축물이며 인민사랑의 숭고한 결정체"라며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을 지니고 인민의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는 원칙에서 봉사활동과 관리운영을 빈틈없이 짜고들어 당의 은정이 청소년 학생들과 인민들에게 더욱 뜨겁게 가닿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자연박물관은 연건축면적 3만5천 여㎡로 우주관, 고생대관, 중생대관, 신생대관, 동물관, 식물관, 선물관, 전자열람실, 과학기술보급실 등을 갖추고 있다. 과천에 있는 서울동물원 보다 조금 큰 270만㎡ 규모에 700여 종에 수천마리의 동물이 있는 중앙동물원에는 파충관, 원숭이관, 맹수사, 코끼리사, 기린사, 작은말사 등 40여 개 동물사가 새로 들어섰다. 동물원 산하에는 동물사양관리연구소와 수의방역소, 동물관리기술일꾼 양성소, 동물재주훈련장 등이 설치되어 있다. 중앙동물원은 해마다 많은 동물들을 번식시켜 지방 동물원들과 공원, 유원지들에 보내주며 다른 나라와의 동물교류도 활발히 진행한다. 또한 여러 가지 관상용 새들과 짐승, 물고기들도 번식시켜 일반인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1974년에 ‘국기훈장 제1급’을, 2000년에 ‘김일성훈장’을 수훈하였다.

개장 당시 국내외 언론은 “개 전시관”을 주목하며 비판적인 가십 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 실제 이곳에는 불독, 슈나우저, 푸들, 치와와, 시추 등 다양한 종류의 개들과 김대중 대통령이 선물한 진도개 등이 있다고 한다. 이는 3대에 걸쳐 애견가인 북측 지도자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고, 특히 반려견 문화가 흔치 않은 북측 사회에서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우리도 청와대에 애견이 있었고, 삽살개와 풍산개가 유명할 때는 국내 동물원에서도 이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북을 바라보는 시선의 단면을 느낄 수 있어 쓴웃음을 짓게 했다.

동물원 개장 과정에서 이룬 성과 중의 하나는 북측이 ‘강질유리’를 자체 개발했다는 점이다.‘조선범’과 ‘흰범’ 등이 있는 맹수사를 대중에게 공개하기 위해 동물원 측은 강질유리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수입이 아니라 자체 개발을 위해 유리공장과 과학부문 일꾼, 그리고 동물원 관계자가 모여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북측 최초로 자체 개발한 ’강질유리‘를 맹수사에 설치할 수 있었다.

지역의 대표적인 동물원은 강원도 원산에 있다. 1962년 5월18일 중앙동물원 원산분원으로 출발해 1962년 8월1일 개관한 후, 1968년 7월1일부터 원산동물원으로 독립했다. 10만㎡의 규모에 200여 종, 1500여 마리의 동물이 있다. 바다를 낀 자연적 특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족관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북측에서 박물관의 시작은 1945년부터다. 1945년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창립이 되고, 청진과 신의주, 함흥, 사리원, 해주 등지에 역사박물관이 건립이 되었다. 1948년 8월1일에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혁명투쟁사를 주제로 한 조선혁명박물관(당시 국립중앙해방투쟁박물관)이 창설이 되었다. 전후 복구시기에는 1953년 8월 한국전쟁을 배경을 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조성하고, 이후 조선미술박물관과 보천보혁명박물관, 조선민속박물관, 반미를 상징하는 신천박물관들을 연이어 신설하였다.

50년대 후반부터는 강계, 만포, 개성, 연안, 동창, 홍원, 사리원 등에 혁명사적관을 건립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1970년 4월에 개장한 만경대혁명사적관과 1974년 10월에 문을 연 김정숙동지혁명사적관이다. 이후 문화성혁명사적관, 인민무력부혁명사적관이 개장을 하였고, 1993년 4월 평양에 3대혁명전시관이 오픈을 했다. 항일 및 해방 투쟁의 전통을 강조하는 교양사업에 따라 사적관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그 외에도 김일성종합대학 자연박물관, 지하철도의 건설사를 담은 지하철도건설박물관, 과학관, 개성 고려박물관, 묘향산 김정일기념관과 각국으로부터 받은 선물과 기념품을 전시한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등을 건립하였고, 2003년 9월에는 조선우표전시관을 개장하는 등 사회교육 교양기관으로서 하나의 유기적인 박물관 망을 형성하였다.

이 외에도 북측은 강계 등에 잔디연구소를 설립해 지역에 맞는 잔디 품종을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선경 불장식연구소를 설립하고 중앙과학기술축전에 ‘불장식 및 조명기구분과’를 신설하는 등 LED 조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조선미술박물관의 보존과학 부서에서는 나노 기술을 응용한 보존과학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어 전체적으로 박물관 관련 기술 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북측의 ‘조선문화보존사’를 살펴보면, 1945년 9월19일 입국한 김일성 주석은 평양의 역사 유적을 시작으로 사리원시 정방산성, 강서군 강서세무덤, 묘향산의 보현사 등을 현지지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1946년 ‘보물, 고적명승, 천연기념물 보존령’을 제정했고, 정부 수립 후인 1948년 11월 ‘물질문화유물보존에관한규정’을 제정해, 조선물질문화유물조사위원회에서 보존관리토록 했다. 1952년 문화재 복구와 문화유물 발굴조사 등을 관장하는 조선과학원을 설립, 그 산하에 전담기관을 설치하고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한 제도개혁을 추진했다.

1985년 7월11일 ‘주석명령 제35호’를 발표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전사회적인 관리체계를 제시한 북측은, 1994년 4월 ‘문화유물보호법’(6장52조)을 제정하였다. 당 우위의 정치운영구조를 갖고 있는 북측의 특성상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당적 지도를 받고는 있지만, 관련 최고의 행정기관은 내각 문화성으로서, 산하에 문화유물보존관리국과 박물관, 문화유적관리소 등을 두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도 북측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기존의 ‘문화유물보호법’을 대체하는 ‘문화유산보호법’을 새롭게 제정하였고, 2015년 7월 ‘민족유산보호법’(6장62개항)을 공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4년 10월24일에 밝힌 담화 “민족유산보호사업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빛내는 애국사업이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김 위원장은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민족문화유산 보호와 대외홍보를 위한 남북 및 국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2009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 보낸 친필 구절이다. 이 구호는 김정은 시대에 “세계화 추세”라는 지향성의 출발이 되었고, 전 사회적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모멤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남북교류를 확대함에 있어서, 문화유적 보존, 공동 발굴, 상호 교환전시, 공동학술대회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협력, 해외소재 문화재의 환수, 일본의 교과서 왜곡 및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공동 대응 등 상호 협력해야 할 다양한 사업들이 있다. 이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가는 것이 대단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 북한동요 뽀뽀, 용악유치원 김솔매

▲ 아동영화음악 모음곡, 은하수관현악단 연주, 지휘 윤범주

▲ 보란 듯이, 모란봉악단 연주와 노래

▲ 다시 만납시다, 리경숙 노래, 보천보전자악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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