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 맞아 2천여 명 ‘3시 STOP 조기퇴근시위’ 벌여

109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노동자들이 ‘STOP 조기퇴근시위’를 벌였다.

8일 오후3시 광화문광장에 모인 여성 노동자들은 자유발언과 선언문 낭독 등을 진행한 뒤 행진을 했다. 여성노동단체들이 모인 ‘조기퇴근시위 3시 STOP 공동기획단’(공동기획단)은 “한국의 평균 성별임금격차는 100대64로 1일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하면 여성들은 오후 3시부터는 남성들과 비교해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3시부터 일을 멈추고 광화문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가 단체들은 선언문에서 “여성노동자 6명 중 5명은 최저임금선에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여성들은 IMF 사태 때에는 가장 먼저 해고되고 올해 역대 최악의 고용한파는 청년세대 여성에게 더욱 날선 칼바람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OECD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는 15년째 부동의 1위로 회원국 평균치의 2배에 달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당하고 능력을 평가절하 당하고 싸구려 노동력 취급을 받는 우리 여성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벼랑 끝이다”라고 호소했다.

여성노동자들의 참혹한 노동현실을 증언하는 순서도 있었다. 부천의 사회복지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이용주 씨는 “동료 사회복지사가 복지관에 임신 사실을 알리자 ‘그런 일로 피해주지 않기로 해놓고, 이래서 가임기 여성은 잘라야 해’ 등의 폭언을 들었고 동료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지속적으로 설사를 하며 하루하루 야위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사과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조직의 분란을 조장한다는 말만 들었고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거기 대표이사님은 훌륭한 분이므로 그런 사소한 일로 그분께 흠집을 내지 말라’ 등의 반응만 있었다”고 호소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20대 여성 김승연 씨는 “14세 때 처음 알바를 시작했고 거기서 성희롱을 당했다. 사장이 스타킹을 주면서 ‘이걸 신고 일하고 퇴근하면서 벗어서 나를 주고 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여성들은 이렇게 상시 성폭력과 저임금에 노출돼 있다. 그래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나를 도와준 사람들도 모두 가난하고 숨죽이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숨죽이지 않고 일상에서 투쟁하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진은 2천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해 보신각과 서울고용노동청 청계로 등을 지나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경로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행진 도중 주요 거점 앞에서 ‘미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공동기획단은 “조기퇴근시위에 공감의 뜻을 표하기 위해 가수 이은미와 강허달림, 소설가 김별아, 배우 김꽃비, 여성학자 박기남 교수 등이 인증샷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선 대선 주자들을 겨냥해 성별임금격차 해소, 일 돌봄 쉼의 균형,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여성노동자 4대 의제 10개 요구’를 발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10만인 서명운동 시작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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