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제179회●

▲ 김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범학교를 막기위해 나섰다.

소성리 집회를 포기하고 김천고의 국정교과서(정확한 명칭은 역사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반대 싸움을 지켜보았다. 학교측이 재단의 지시로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 다 반대하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려 했기 때문이다. 막 저녁 집회에 나서려는데 SNS에 학생들이 모여 뭔가 외치는 모습이 뜨기에 어디로 가야 하나 갈팡질팡 했다. 그래도 집회는 가야 할 것 같아 광장으로 나왔다.

오늘의 사회자는 김동기 YMCA 이사. 율동맘들의 율동 ‘격문’. 이제 천사들이 많아져 무대 위와 아래서 율동한다. “예쁘다!”는 칭찬들이 나왔다. 율동하는 동안 애기를 안고 있던 김동기 사회자가 “역시 애 보는 일은 힘들다.”며 웃었다.

경기남부 평통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들이 나왔다. 1월 18일에 인사를 한 번 했다고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투쟁하는 촛불의 힘이 사드는 물론이고 그동안 쌓인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힘으로 드러났다.”며 경기 남부는 사격연습장인 매향리를 비롯 미군부대가 주둔해 있는 오산 등이 있어 농사짓다 땅을 내주는 수난을 겪었던 곳이라 한다.

“총풍사건, 간첩조작 사건과 같은 역사적 흐름을 볼 때 민주적인 국민으로 깨어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역사를 되돌리고 전쟁을 불사해서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려 한다. 여러분 투쟁이 많은 생명을 전쟁에서 구할 수 있는 평화로운 투쟁임을 역사적 체험으로 안다.
촛불의 힘이 아름다운 세상, 평화롭게 살아갈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내일도 국회에서 사드 토론회가 열린다. 촛불혁명 속에 6대 과제에 사드가 들어 있다. 특검 마지막 작업은 사드를 비롯한 군사문제에 대한 농단이다. 이것이 드러나면 사드는 배치될 수 없다. 박근혜 최순실, 그 주변 세력이 응분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이 이루어지고 바로 세워지는 김천촛불이 된다고 본다.
온 국민이 촛불 들고 일어섰는데 어디가 외부 세력인가? 여러분의 투쟁은 한 나라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구할 수 있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김천 시민이 중심이고, 주인공이다. 힘내시고 강건하게 승리하시기 바란다.”

▲ 179회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 촛불이 밝혀졌다.

소성리 집회에서 발언한 유선철 공동위원장이 나와 집회 내용을 잠시 소개하고 자신이 발언했던 내용을 말해주었다. “우리는 거짓말 공화국에 살고 있다. 김문수 같은 사람은 탄핵이 의결되어야 한다고 하다가 이제와선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들이 거짓말하면 혼낸다. 그런데 정부는 입만 뻥긋하면 거짓말이다. 사드로 미사일을 어떻게 막느냐? 사드반대는 정의를 확립하고 진실의 역사를 쓰는 숭고한 작업이다.”

노래가 빠질소냐? 최용정 공동위원장과 이봉도님이 나왔다. “좋은 편지, 희망의 편지가 되었으면”하는 마음으로 ‘편지’와 ‘그대 없이는 못 살아’를 시민들에게 들려주었다. 날씨가 많이 풀어진 만큼 마음들도 풀어졌으면 한단다.

서울에서 온 아스팔트 농활대 학생 4명이 나왔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학생은 여러 번 봉사활동하러 왔을 뿐만 아니라 롯데 본점 앞, 국회 앞 1인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다면서 “앞으로 더 꾸준히 오겠다.”는 약속에 박수를 쳤다.

“돌아다니니 사드는 북한 때문에 하는 것이다거나 해서 아직도 안되는 걸 보면 포기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니다. 환경은 환경대로, 평화는 평화대로 파괴하는 미군부대가 들어오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18일 서울 오신다는데 어제 얻어먹은 수제비 한 그릇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19일엔 더 많이 내려오겠다. 내 나라에서 발 뻗고 사는 문제 김천과 서울이 다르겠는가, 모두 하나의 문제이다.”

“사드배치 서울, 김천 따로 없다. 한반도는 하나다!”

7번째 칭찬자인 김수경님. 아들딸이 손피켓을 들고 엄마를 환영한다.

“애가 사고치고 돌아다녀도 예쁘다 안아주고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 처음에 촛불을 들던 그 마음 기억하고 계시죠? 촛불 들면 사드 간다는 그 마음 그대로 주위 말 듣지 않고 오로지 촛불 들고 있으면 한다.”하고 다음 칭찬받을 사람으로 담벼락에 앉아있는 어머니중 첫 번째 앉은 어머니를 지명했다. 내일 칭찬받으신다.

▲ 김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범학교를 막기위해 나섰다.

박병주님의 발언. “오늘 소성리에 가려다 김천고로 달려갔다. 김고는 1931년 일제의 엄혹한 시기에 개교하여 독립운동가를 배출해냈다. 김천고 교가를 작사하신 정열모 선생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분이었다. 민족의 얼과 자랑인 김고에서 박정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려 하다니 김천고를 설립하신 송설당 여사가 지하에서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고쳤다 해도 700여개 오류가 발견되고, 대한민국 건국절이라 하여 우리 독립운동사를 깡그리 부정하고, 친일을 미화하고 박정희를 찬양하는 교과서를 우리 후손들에게 배우게 해서야 되겠는가?
내가 중학교 때 삼선개헌 반대 데모를 한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김고 설립자와 선배들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가보니 학생 스스로 토론하고 건의문을 만들고 교장을 만나보려 한다. 지금 학부모 10여 분이 교장선생님과 같이 있다. 왜? 서류는 다 작성했고 교장이 클릭만 하면 신청이 완료된다고 한다. 일단 교장이 결재를 못하게 (학부모들이) 지키겠다고 했다. 6시까지인 줄 알았는데 12시까지라 해서 그때까지 지키려 한다. 학생들도 지금 단체행동을 한다고 한다.
학생들도 다 반대하고, 선생님들도 반대하고, 학교운영위원들도 반대했다 한다. 그런데 안기부 대구지부장을 지낸 이모씨와 김고 교장을 한 인연으로 김천 사람들이 밀어주어 당선된 이영우교육감, 이들이 밀어붙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국 어디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교과서를 김고 학생이 배워서 되겠는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김천은 가짢아. 사드도 받고 말이야.’ 한심해하는 시민의 목소리.)
이 집회 끝나면 시간 되는 분은 가서 격려해 주자.”

“시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국정역사교과서 채택하지 마라!”

내일은 국회에서 사드에 관한 토론회가 있다고 하고, 18일 서울 상경집회 일정을 알려주고, 율동맘들이 ‘이게 나라냐 ㅅㅂ’을 했다.

마치고 몇몇 사람들과 김고로 달려갔다. 경찰차가 와 있었다. 중학교장을 역임한 이 아무개 이사와 함께 동문들이 와서 학부모와 대치하고 있었다. 학부모가 맞아 입술이 부은 것 같은데 가해자는 “동영상을 찍기에 찍지 마라고 휴대폰을 밀치자 폰에 부딪친 거다.”고 주장했다. 이분은 입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이아무개 이사는 줄기차게 교장이 감금되었다고 주장하며 면담을 요구했고, 결국 경찰과 함께 들어가 교장의 의지를 확인하고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아갔다.

조금 있다가 학교장이 나와 “사랑하는 제자들이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연구학교 신청을 안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수!

이어서 뒤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지켜주던 교사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울먹이는 교사도 있었다. 마음이 찡했다.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신관 앞에 나와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또 한 번 울컥했다.

단단해지고 굳건해진 김천 시민들의 힘을 느꼈다. 어느덧 봄이 와서 오늘 광장은 상당히 푸근했다. 봄이 오고 있다. 다시 한 번 광장이 가득 차길 거듭 기원하며 오늘의 보고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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