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맞선 박근혜

박근혜는 사상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아무 죄가 없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는 올 1월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였다. 탄핵심판으로 직무정지된 대통령이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월권이다. 그 뻔뻔함도 놀랍지만 그 자리에서 뱉은 박근혜의 무책임한 답변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였다. 그는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일을 열심히 한 것인데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최순실을 비롯한 구속자들이 모두 무죄라고 강변하였다. 박근혜는 "기업인들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정경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재벌 총수들을 두둔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게 정상으로 바로잡혀 보람찬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하여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였다.

그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는데”라고 하며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의 기본책무를 지금도 망각하고 있는 것인가? 그는 수백 명의 국민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조를 애타게 요청하고 있는 그 시각에 “관저에서 근무했다”라고 강변하였다.

심지어 박근혜는 대리인단과 함께 헌재 심리에서 색깔론 공세를 펼쳤다. 1월 5일 탄핵심판 2차 변론에서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는 탄핵소추안이 '촛불 민심은 국민의 민의'라고 밝힌 데 관해 북한 노동신문이 촛불집회를 보도하고 있다며 "어떻게 산업화, 민주화 역사를 가진 언론이 인권 탄압국인 북한 언론의 칭찬을 받느냐"라고 색깔론 공세를 폈다.

1월10일 박근혜 변호인단은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서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24시간 재택근무 체제”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국가의 통수권자로서는 24시간 대통령 그 자체로서 근무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봉건왕조의 임금과 동일시하는 희한한 주장을 펼쳤다.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헌법정신을 관철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박근혜 부역자 집단인 새누리당도 국면전환을 노리고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청원을 필두로 조원진, 정갑윤, 최경환, 원유철, 정우택, 유기준, 윤상현, 홍문종 등 이른 바 친박 9인회가 적어도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 발표 뒤부터 매일 모여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반격카드’를 준비했다고 한다.

굽기야 박근혜는 1월25일, 보수성향의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한마디로 거짓말로 쌓아 올린 커다란 산이자 가공의 산"이라며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획하고 관리한 것 같다"라고 음모론을 펼쳤다.

한 마디로 박근혜 탄핵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후안무치한 여론전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 1월 28일, 한 박사모 회원이 탄핵반대를 외치며 투신자살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탄기국은 “최근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탄기국 지도부도 모르게 휘발유 통을 들고 헌재로 뛰어들고 싶다느니, 비밀리에 어둠과 거짓의 세력에 대항하기 위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부 형성되고 있고, 심지어는 분신 등 비밀 결사체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생명을 소중히 여겨 달라”라고 덧붙였다. 투신과 테러 등의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협박하는 모습이다.

이는 모두 박근혜 정권을 비롯한 극우진영이 무책임하게 내뱉는 음모론이 낳은 충격적 결말이다. 사태의 가장 빠른 해결책은 박근혜가 즉각 퇴진하고 무책임한 음모론을 내뱉은 이들에게 법적 처벌을 가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죄악상 가운데 가장 질 나쁜 죄악은 정국 반전의 기회를 노리며 극우 회원들의 테러 등 극단적 선택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