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국정농단

▲ 사진출처: 방송화면캡쳐

박근혜-최순실은 통상적인 행정절차마저 무시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정윤회-최순실을 조사하다 한칼에 경질되었다. '정윤회 문건'을 작성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 박관천 전 경정은 “정(윤회)을 얘기하다가 무사한 사람이 있느냐”며 “남 원장이 (비선 관련) 보고서를 올리고 이틀 만에 집에 갔다고 하더라”라고 하였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은 1월17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해 “내가 최순실을 알았으면 권총이라도 들고 청와대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분노하였다. 하지만 박관천 경정이 알고 있는 사실을 국정원장이 모를 리 없다. 그는 경질당할 당시 경질사유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12월 24일,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1, 2, 3차장 및 기획조정실장 인사 당시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후보자를 최대 5배수까지 전달하면 최순실이 대상자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순실이 국정원을 사실상 좌우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취재 결과, 박근혜는 2차장 후보에 유영하, 서천호, 박종준, 한기범, 김현호 등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서천호가 임명되었고 기조실장 후보로는 장훈, 이상권, 유영하를 올렸는데 이헌수 앨스앤스톤 대표이사가 임명됐다고 보도하였다.

국군기무사령관 이재수도 최순실에게 잘못 보여 옷을 벗었다. 박관천은 “이 사령관도 그것 때문에 날아갔다”며 “그는 나중에 ‘남재준 선배가 날아갈 때 빨리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한발 더 나갔다가 날아갔다’고 후회했다고 하더라”고까지 하였다. <조선일보>도 "이재수 사령관이 요원들을 시켜 비선과 문고리에 대해 알아보다가 내부에서 고자질하는 바람에 날아갔다"는 전직 기무사 핵심 관계자의 증언을 보도하였다. 기무사령관도 최순실-정윤회 조사를 하다가 들켜서 경질되었다는 것이다.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육사 37기로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과 동기생이다. 그러나 이재수 사령관은 부임 1년 만인 2014년 10월 돌연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사실상 좌천되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권 인수위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가 갑자기 인수위를 떠난 경위를 두고서도 최순실의 압력설이 돌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을 보면 헌법재판소도 이들의 지시에 놀아났다. 최순실 관련 회사 사무실에서 EBS 교육방송 우종범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되었다.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기록물도 최순실에게 들어갔다. 이른바 ‘드레스덴 선언’이라 포장되었던 박근혜의 남북관계 관련 연설문도 발표 전에 최순실의 검토를 거쳤다. 검찰에 따르면 미중일 정상, 유엔과 나토 국제기구 수장들과의 통화내용 등 민감한 외교 문서까지 최순실의 손에 들어갔다고 한다. 남북 비밀 군사대화가 담긴 자료, 국무회의 말씀 자료,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와 관련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문건,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복합생활체육시설 추가 대상지 검토안’ 등 다양한 기밀문건이 최순실에게 전달됐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비선 모임의 논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한 10%는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으로 최순실은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 가 결정됐다”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최순실은 무소불위의 전횡을 일삼았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를 비롯해 정권 전반이 이것을 몰랐을 리 없다. 흘러들어간 과정에 대해 대통령 박근혜 조사가 불가피하다. 국가기밀 문건들이 언제, 어떤 경로로 최순실에게 건네 졌는지 밝혀져야 한다. 박근혜가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였다면 이 역시 탄핵되어 마땅한 중대 범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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