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진의 LP로 듣는 한국현대사(21) 김추자 :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1969)

▲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가 수록된 신중현 작곡집 포스터(사진출처: 유튜브 화면캡쳐)

20세기 전쟁 중 가장 비도덕적 전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베트남 전쟁이다. 베트남은 19세기 프랑스의 침략으로 프랑스의 지배를 받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베트남 내 민족주의 운동이 전개되었으며 프랑스 세력을 몰아내고 공산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인도차이나 공산당이 1930년에 결성되었다.

이후 일본의 침략으로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간 베트남은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자 베트남 독립연맹인 베트민(Viet Minh)을 결정하여 전국적인 봉기가 일어나게 되었다. 베트남의 독립을 원치 않았던 프랑스는 1946년 말 하이퐁 항구에서 베트민과 프랑스와의 직접적 무력충돌이 일어났다. 이 무력 충돌을 제1차 베트남 전쟁(또는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전쟁은 1954년 프랑스가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패배할 때까지 9년간 지속됐다.

소련과 중국은 베트민에게 1956년에 실시될 베트남 남북 총선 이전까지 위도 17도선을 기점으로 국경을 분할할 것을 요구했고, 미국과의 전면적인 확전을 우려하는 소련과 중국의 압력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베트남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으로 구분되어 통치되기에 이르렀다.

남베트남을 지원하던 미국은 1964년 미국의 제7함대 구축함인 메독스 호가 통킹만에서 북베트남의 공격을 받았다는 발표와 함께 베트남에서의 전면적인 전쟁을 치르게 된다. 이 사건은 이후 미국이 먼저 북베트남을 침공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남기게 된다.

베트남에서 치러진 전쟁에서 미국은 한국·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뉴질랜드의 군대를 동원, 전쟁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최고 54만의 미군을 투입, 신형폭탄에 의한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미국의 파병 요청에 따라 한국은 1964년부터 의무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중심으로 베트남에 군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1963년 12월에는 브라운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군 증파를 요청하였고 이에 박정희 정권은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한다. 이후 한국은 1973년 철군 때까지 8년 동안 32만 명에 달하는 국군을 파병함으로써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를 베트남에 파병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한국은 소위 말하는 베트남 특수를 누리게 된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함으로써 대외원조 삭감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던 미국으로부터 군사원조 삭감중지와 1억 5천만 달러의 장기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전투요원과 노무자·기술자 등이 베트남에 파견되고, 이에 따라 베트남과의 무역액이 증가함과 동시에 베트남 특수라는 새로운 무역외 수입이 생겼다.

그 내용은 군납·파월장병 송금·파월 기술자 송금 등으로 금액은 1966년 한 해 동안 6,949만 달러, 66~70년까지의 총액 6억 2,502만 달러였다. 65년의 수출총액이 1억 7천5백만 달러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규모는 무시할 수 없는 액수로서, 베트남 특수는 60년대 말~70년대 초 외화획득에 밑거름이 되었다.

문화에서도 베트남은 매우 큰 시장이자 대한민국에서 연예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꼭 가야 될 장소가 되었다. 가수들은 필히 위문공연을 다녀와야만 가수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고 일부 젊은 가수들은 연예대에 입대하여 위문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 대한 노래가 줄이어 나오기 시작했다.

‘월남의 달밤’, ‘월남에서 보내준 오빠의 편지’, ‘전우가 남긴 한마디’ 등이 당시 베트남에 파병된 군인과 민간인들의 마음을 그린 노래였다. 당시 최고의 작곡가로 알려진 신중현 역시 정부의 요청 속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 했고 이렇게 탄생한 노래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였다. 전 세계가 미국의 비도덕적 전쟁에 반전의 노래를 부를 때 우리의 젊은이들은 참전을 정당화하는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었다.

▲ 월남 위문공연은 가수들에게는 하나의 시장이자 의무이기도 했다.(사진출처: 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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