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단식 9일차, 상담사 56명 해고 철회, 급식실 인력 확충

“전문상담사 56명, 부당해고 철회하라”
“학교 급식실 인력, 전국 평균이라도 따라가자”
60세, 내년이면 퇴직인 21년차 학교급식 조리원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설 명절을 며칠 앞둔 24일, 서울교육청 앞 단식농성은 9일차를 맞았다.

▲ 상담사 56명의 부당해고 철회와 급식실 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며, 위클래스 설치를 위해 전문상담사를 2015년 52명, 2016년 56명을 각각 3년 약정 계약직으로 뽑았다. 그런데 지난 16일 서울교육청은 이들을 무기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돌연 사업(일반고 전성시대를 위한 위클래스 설치) 중단을 통보했다. 이 과정에 재계약되지 않은 전문상담사 56명이 부당하게 해고됐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21일 ‘일반고 전성시대’ 사업안이 교육청 원안대로 확정돼 2017년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목동고등학교 등에서 전문상담사 신규채용 공고까지 났다. 이는 사업을 중단한다는 교육청의 통보가 거짓임을 입증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무기직 계약을 고집하지 않을 테니 애초의 3년 약정만이라도 지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 단식 9일차 교육3주체가 서울시교육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단식 농성을 강행한 또 다른 이유는 급식실 인력 문제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기준 학생 220명당 1인, 중학교 기준 180명당 1인의 조리원을 배치하고 있다. 이 같은 배치기준은 전국 꼴찌 수준이다. 이에 노조는 초등학교 전국 평균인 150명당 1조리원, 중학교 140명당 1조리원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조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8%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으며, 조희연 교육감 체제의 지난 3년간 인력은 줄어 든 반면 ‘반찬 수 증가, 친환경 농산물 증가, 친환경 세제 사용’으로 최악의 노동강도에 시달린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8일 겨우 초등학교 10명, 중학교 7명만 줄인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학교업무 정상화’라는 미명하에 △학교마다 교육지원팀 구성, △기존 교원업무를 공무직에게 일방적 전가, △고유업무에 지장을 주는 근무지 이동을 강요함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가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소위 ‘진보 교육감’이다. 선거운동과 구명운동에 혼신을 다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가 곡기를 끊고 농성 중이다. ‘평균만 따라가자’고, ‘공약을 지키라’고 단식농성을 하는 이들이 결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진 않다.

농성 9일째, 최근 조희연 교육감은 출퇴근을 농성장이 있는 정문을 피해 후문을 이용한단다. “학교에서부터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던 조 교육감의 공약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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