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열심히 공부를 해도 힘들고,

시험을 포기해도 힘들다.

 

대학을 포기해도 힘들고,

대학에 진학해도 힘들다.

 

빚을 내 집을 사도 힘들고,

빚 없이 세를 살아도 힘들다.

 

퇴직을 해서 장사를 해도 힘들고,

퇴직할 기회 자체가 아예 없어도 힘들다.

 

유치원에 다녀도 힘들고,

경로당에 다녀도 힘들다.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아도 힘들고,

결혼을 해서 같이 살아도 힘들다.

 

누구나 귀하게 유일하게 태어났는데

그 모든 '누구나'는 비정규의, 계약의, 알바의, 일용의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이 체제를, 이 나라를 뒤집어엎어야 하는 게 아닌가?

단지 사람을 바꿀 일이 아니라 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반기문이니, 문재인이니, 개혁보수신당이니, 더불어민주당이니가 아니라

그 누구가, 그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더라도

생명의 존엄을, 삶의 자유를, 본원적 생존의 명령을 훼손할 수 없도록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촛불이 단지 저들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저들에게 저당 잡힌 우리 삶을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 

 

 

 

황경민 작가는 카페 헤세이티 종업원, 물장수, 입간판쟁이, 야매싱어송라이터이자 야매시인. 2012년 4월 물장사를 시작하면서 입간판 쓰기 시작, 지금까지 4년3개월 동안 2000편 이상 썼음. 세다가 헷갈려서 지금 안 셈. 카페 헤세이티는 부산의 부산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로 인문학강좌, 강연, 공연, 전시, 시인학교, 기타(노래만들기) 교실 등의 행사 및 프로그램 운영중. 주로 사회부적응자, 이탈자, 탈락자, 불만세력 등이 출입함. 맨날 적자니 누구든 와서 매상 올려주길 기다림.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