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인터뷰]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

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가 최근 북미지역에서 토크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시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이 주최한 토크 콘서트에 초청됐다. 이날 문 대표의 강연 내용과 인터뷰를 나양일 캐나다 통신원이 보내왔다.[편집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국민의 명령 대표를 지낸 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 초청 토론토 토크 콘서트는 교민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 대표의 한국 정치 현안에 대한 강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조국의 정치 현안과 시민 참여에 대해 교감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문 대표는 본인의 정치참여 및 시민운동에 나서게 된 배경과 시민의 날개의 향후 활동, 그리고 민주진보진영의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진솔하고 설득력 있는 의견을 개진해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 회사원에서 배우, 이어 유명한 다큐 진행자에서 정치인, 그리고 시민운동가로 무게중심이 바뀌었는데, 그 계기는 무엇인가?

“시작은 노무현 후보였다.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를 돕기 시작하면서였는데, 노무현 후보의 정치적 지향점인 지역구도 극복과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이, 선친이신 문익환 목사께서 회한으로 안고 계셨던 부담을 해소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고 문익환 목사는 70년대 이래 민족민주운동을 하시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부담으로 안고 계셨던 게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87년 문 목사께서 민통련 의장을 맡고 계실 때 벌어졌던 민주진보진영의 분열이었다. 물론 문 목사께서 직접적인 책임당사자는 아니셨지만, 재야의 원로와 리더로서, 그 분열을 막지 못하신 걸 매우 안타까워 하셨다. 그런데 노무현 후보의 지역구도 타파와 극복, 통합을 향한 열정에 참여하는 것이, 문 목사께서 국민들과 민주진보진영에 전하고 싶으셨던 의지에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하여 노무현 후보를 돕게 되었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대통합과 지역구도 극복의 현실적 방안은 시민의 참여밖에 없다는 결론 하에 본격적인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민의 날개는 눈(투개표 감시), 손(온라인), 발(선거운동) 운동

- ‘시민의 날개’ 대표이시다. 시민의 날개는 어떤 조직인가?

“지난해 7월 20대 총선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려는 목표로 시작됐다. 시민의 날개는 크게 3가지 활동에 주안점을 두려한다.

첫째, ‘시민의 눈’, 투개표 감시활동이다. 이미 이번 총선에서 상당한 활동을 했다. 전국에서 4000여명이 투개표에서의 감시활동과 상황 전달을 했는데, 아직 미진한 조직력이지만, 대단한 성과라고 자부한다. 2017년에는 전국 5000여개 투개표소를 감시하는 활동을 할 것이다.

둘째, ‘시민의 손’, 국정원 알바단에 맞서는 활동을 말하며, 저들의 흑색선전 및 부정선거와 관련하여 온라인으로 맞대응하는 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시차가 있는 해외에서도 결합하여 활동하면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시민의 발’,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후보를 지원하는 선거운동조직으로, 정당과는 별개로 스스로 조직화하여 민심을 전달하고, 정책을 같이 생산해내서, 민주진보진영의 후보자들을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에서 돕는 활동을 진행하려 한다.

당장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2017년 대선에서의 활동을 위해 내년 초 대선후보 경선에서부터 활동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유지를 받들어 시민의 날개를 조직하고, 시민운동으로 이끄시는 것인가?

“시민의 정치참여와 관련된 시민운동을 하는 건, 노대통령의 유지여서만이 아니다. 시민의 정치참여와 이를 통한 정치발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며 많은 나라에서도 실제로 채택되고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무브온(Move-on), 영국 노동당 내의 온라인 정치분과, 독일의 해적당, 그리스의 시리자 특히 그리스의 시리자는 지난번 선거를 통해 집권 정부로 부상했다. 이렇듯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시민의 정치참여는 정치발전의 기본이며, 필수적 요소이다. 특히 온라인의 보급과 통신기술의 발달에 맞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정치참여는 긴장을 유지하는 협력관계로서, 한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초석이 될 거라 믿는다. 아울러 기존의 인물 중심의 온라인 정치운동(노사모-노무현, 시민광장-유시민, 나꼼수-미권스 등)의 한계를 넘어서 시민의 참여와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한 의제 중심의 시민정치운동은 시대적 요청이라 하겠다.”

- 예상치 못한 20대 총선 결과에 대한 요약과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에서 패배한 원인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한다.

“호남에서의 결과에 많이 놀랐다. 이번 선거 결과는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모두 배경으로 섞여있다고 본다.

가장 큰 원인은 민주당의 비민주성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87년 이후 민주당은 호남에서는 집권당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집권당에서 의원들이나 당이 시민의 뜻을 제대로 대의하지 못하고 공천문제, 지구당위원장의 독재적 권한강화 등 당내 비민주적 요소들이 증가하고 팽배해졌다는 것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참여정부를 지나며 빚어진 상황들―열린우리당 창당, 대북송금 특검, 참여정부 호남홀대론 등과 맞물려 있는 앙금이 아직도 말끔하게 가시지 않았다는 것이 선거결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 문성근 시민의날개 대표가 캐나다 토론토 North York City Hall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강연하고 있다.

더민주의 호남 패배는 비민주성이 가장 큰 원인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선거 결과에 나타난 국민의 판단을 비난하거나 왜곡해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민주가 패배한 것은 위에 언급된 문제들이 곪아서 터진 결과이며,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다시 민심을 회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쉬운 예로 정당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 참여를 활성화하고, 지구당 위원장의 독재적 권한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기초 및 광역의원에 대한 공천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참가하여 시민의 선택에 의한 새롭고 참신한 인물이 정치에 나서게 바꾸는 정당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그럴 때 더민주는 호남 유권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더민주당이 온(라인)과 오프를 결합한 네트워크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을 정책 수립과정에 참여시키고, 지역과 사회 그리고 통일에 필요하고 현실성 있는 정책들을 발굴, 수립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할 바른 정치인을 찾아내고 키워나가는 시스템을 정당과 시민이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 이번 총선에 왜 출마하지 않았는가?

“시민의 온·오프 정치 참여를 통한 정당 혁신, 정치개혁,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해서 지난해 7월 ‘시민의 날개’를 시작했다. 민주진보진영의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계신데, “정파를 초월하여 시민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내가 더민주로 복당, 출마하면 함께하기가 곤란하다”해서 과감히 출마를 접었다. 시민의 참여 확대와 이를 통한 변화, 발전에 힘을 기울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 지난 4월21일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 인터뷰 중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가 호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현 야당분열의 책임이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 “손학규 대표처럼 기장 토굴에 들어가라는 정계은퇴” 등을 언급했다. 이후에도 이와 같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정계은퇴 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재인 전 대표는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해야 하는가?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그런 식의 발언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정치가 상시적인 권력투쟁의 과정이라 하더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이런 발언은 민주진보진영의 지지자들, 국민들과 싸우고 상처를 주는 것이다. 진정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마음을 합치는 모습,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결코 국민과 지지자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지지도 1위의 차기 대선 후보를 나가라고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 개인적 욕망이 눈을 가리면 판단이 흐려진다고 본다.”

안철수, 새누리로 갈 가능성 충분하다

-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안철수 의원이 새누리당과 손잡을 것으로 보는가?

“안철수 의원이 정치를 시작할 때, ‘새누리당의 확산을 막겠다’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것을 번복하지 않는 한 야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에는 2017년 마땅한 대선 후보가 없다. 오세훈, 김문수, 김무성 등이 이번 총선에서 다 사그라졌다. 어쩌면 남경필, 원희룡 등을 조기 투입할 수도 있겠지만 새누리당은 안철수 영입도 고려할 것이다(이건 개인의 의견이다). 새누리당은 인물이 없고,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 그렇게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 새누리로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 선친이신 문익환 목사님은 80년대 이후 조국 통일운동의 핵심이시자 상징이셨다. 민족민주운동진영의 통일(운동) 관련한 모든 곳에 계셨던 기억이 새로운데, 혹시 대를 이어 통일운동을 하실 의향은 없으신가?

“나는 그분을 쫓아갈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문 목사는 간도 명동촌(明洞村 : 동쪽을 밝힌다는 의미의 독립운동 기지)에서 어려서부터 훈련되고 성장한 분이다. 그분이 목사가 된 것도,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합법적인 설교를 통해, 교인들에게 독립의지를 설파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목사가 되신 분이다. 그렇게 프로그램화되시면서 살아오셨던 분이어서, 그렇게 열정 넘치게 민주주의와 통일운동을 하실 수 있었다고 본다. 그분이 가슴에 품으셨던 조국 사랑과 통일에 대한 염원은, 내가 따르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사표로 삼고, 따르려고 하겠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지내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80년대 초나 그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울러 남북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가?

“답은 하나다. 바로 정권교체다. 오는 2017 대선에서 정권교체만이 30년 전 이전으로 돌아간 한국 정치를 회복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파탄 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되며, 남북의 실질적 교류를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적 시각의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현실화하기가 더욱 요원해지고 어려워졌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너무 망가졌기 때문인데, 진보가 꿈꾸는 변화되고 발전된 한국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를 통한 정치의 개혁, 민주정부로의 정권교체, 그리고 스웨덴 사민당이 40여년이 넘게 집권하면서 전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만들었던 것처럼 모든 민주진보진영이 영악하고 현실적으로 사고하고 운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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