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비폭력인가? 체제/반체제인가?

 

80년대 왜 학생들은 파출소(공권력)를 타격했는가?

80년대 학생들은 왜 쇠파이프를 들고 화염병을 던졌는가?

왜 학생들은 그렇게 '폭력'적이었는가?

당시 남한 운동의 주력이었고, 선도적인 반군사독재투쟁을 벌인

80년대 학생들의 의식수준이 낮아서 그랬단 말인가?

작금의 '시민의식' 따위가 없어서 그랬단 말인가?

 

학생들이 파출소를 타격한 것은

정권의 개들이 동지(동료)를 사냥해갔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든 까닭은

정권의 개들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한 채

반독재투쟁(정의)에 대항했기 때문이다.

 

저들은 날마다 음모를 꾸미고, 야합하고 회유하고,

예상 밖의 전략을 짜고, 전술을 내놓고,

분열책동을 구사하고, 출구전략을 기획하는데,

주말마다 정해진 일정에, 정해진 연출에,

정해진 동선에, 정해진 수위로 촛불을 드는 것은 자유인가?

투쟁인가? 항거인가? 정의인가? 평화인가?

 

상대의 주먹은 어디서, 무엇으로 날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면서,

내가 던질 주먹은 잽인지, 스트레이트인지, 오른손인지, 왼손인지

다 알려주고 싸우는 것이 과연 합당한 싸움인가?

 

혹, '다양한 문화행동'이라는 투쟁방식은

기실 싸움을 '문화제'라는 제한된 틀 속에 가둠으로써

부당한 국가폭력에 대한 정당한 시민의 항거를 배제하는 것은 아닌가?

 

진지전만 있고, 게릴라전이 없는 전쟁이 있단 말인가?

국가와 국민을 유린한 세력이 인면수심, 조변석개, 조삼모사,

날마다 국민을 희롱하며 술수를 부리는데.

'비폭력'이라는 유일한, 제한된, 강제적(폭력적) 프레임으로

저들을 물리칠 수 있단 말인가?

 

 

황경민 작가는 카페 헤세이티 종업원, 물장수, 입간판쟁이, 야매싱어송라이터이자 야매시인. 2012년 4월 물장사를 시작하면서 입간판 쓰기 시작, 지금까지 4년3개월 동안 2000편 이상 썼음. 세다가 헷갈려서 지금 안 셈. 카페 헤세이티는 부산의 부산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로 인문학강좌, 강연, 공연, 전시, 시인학교, 기타(노래만들기) 교실 등의 행사 및 프로그램 운영중. 주로 사회부적응자, 이탈자, 탈락자, 불만세력 등이 출입함. 맨날 적자니 누구든 와서 매상 올려주길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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