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자 심우성선생, 넋전춤 양혜경 함께 하는 무대

종이를 사람모양으로 오려서 막대기에 붙여 양 손에 가지고 추는 넋전춤은 불가(佛家)보다는 무속(巫俗)의 느낌이 강한 춤이다. 민속학자 심우성선생은 넋전을 ‘마음속으로 「넋」을 연상하면서 ‘종이’를 오려 꾸며낸 종이사람‘이라고 정리했다. ‘넋전춤’은 ‘넋전’을 양 손에 들고 전신에 심혼(心魂)을 가득 담아 달구어 내는 화신(華身-빛날 화, 몸신 )이라고 했다.

어쩌면 접신(接神)의 경계에서 추는 춤이라고 할 수도 있는 ‘넋전춤’은 심우성선생이 6.26전쟁 당시 피난을 가던 길에 청양 남천사에서 노스님 한 분이 하시는 걸 보고 관심을 가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 <넋전아리랑>을 시연하고 있는 심우성선생과 양혜경씨 [이미지 출처 : 넋전춤 페이스북]

이러한 우리의 토속신앙에서 기인된 ‘넋전춤’과 한민족 애환이 서린 ‘아리랑’이 만나 <넋전아리랑>으로 재탄생한 귀한 공연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공간소극장에서 3일간 열린다.

민속학자 심우성선생이 직접 출연하고 연출을 맡은 양혜경씨가 호흡을 맞추는 ‘넋전아리랑’은 ‘한지인형으로 풀어내는 넋전춤 스토리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연결하는 넋전의 묘한 매력을 직접 느껴보는 무대로 마련된다.

해원상생의 기원을 통해 현생에서의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지고 떠나보낸 주변인에 대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치유공연으로서의 의미도 담은 이번 공연은 어쩌면 무대에서 직접 행위자로 서는 심우성선생을 마지막으로 만나볼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공연이 이루지는 공간소극장은 1970년 말경 ‘공간사랑’에서 첫 공연을 했던 ‘김덕수 사물놀이패’에게 ‘사물놀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심우성선생에게는 큰 추억의 공간이기도 하다.

<넋전아리랑>을 함께 이끌어가는 1인극 넋전춤 연희자 양혜경씨는 26년간 넋전을 만지고 출가를 통해 의식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넋전춤’을 구상하고 공연을 통해 보여준 예술인으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시국선언과 더불어 조성된 ‘광화문캠핑촌’에 입주해 시국 슬로건이 담긴 깃발을,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촛불집회 때마다 깃발을 만들어 올리며 틈틈이 공연을 준비해온 양싸는 “넋전을 들 때마다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일종의 초혼무, 혼을 청하는 춤이라고 볼 수 있는 넋전춤과 아리랑을 결합시킨 이번 공연에서는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한 고비 풀었으니 또 한 고비 잘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염원의 의미도 담았다”라며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연출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공연 때마다 관객들이 각자의 아픈 상처나 어떤 것들을 치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었다는 경험을 전하고, 이번 공연도 그런 치유의 해원제가 되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도 광화문의 깃발처럼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간절히 빌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12월 21일부터 23일, 저녁 7시 30분이며 주최는 극단 각시놀이, 주관은 한국넋전춤연구보존회가 맡아서 진행한다. 관람료는 1만원이다. 문의는 010-9619-1299로 하면 된다. 

▲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시국선언 현장에서의 양혜경씨 깃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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