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파업, “박근혜 즉각 퇴진, 당장 구속, 재벌도 공범이다”

하야정국이 국민항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박근혜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전국적으로 결성되고, 100만 촛불에 이어 30일 국민총파업이 예고돼있다. 민플러스는 퇴진행동의 대표자들을 만나 정국 진단과 각 진영의 계획을 들어 본다. 네 번째 순서로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만났다. [편집자]

“87년 6월항쟁은 7,8월 노동자 대투쟁의 기폭제가 됐다. 노동자들은 87년 항쟁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알았고, 광장의 힘을 깨달았다. 그리고 민주노조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전노협이 탄생했고, 민주노총으로 발전했다. 87년 항쟁이 만든 민주노조는 그래서 노동자의 민주광장이다. 2016년 촛불광장에 민주노총은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

▲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사진출처 민주노총]

철도노조의 파업이 60일을 넘기면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에 현대자동차노조의 파업찬반 투표가 부결 났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민중총파업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민주노총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종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과의 인터뷰는 며칠을 연기한 끝에 박유기 현대차 지부장의 총파업 참가 결정 통보를 받고서야 이뤄졌다.

-국민항쟁으로 번지고 있는 현 정국에서 민주노총과 노동자는 자기소임을 다하고 있는가?

“백남기 어르신이 국가 폭력에 살해당한 9월25일, 6월항쟁이 떠올랐다. 부검 강행을 막기 위해 영안실로 수천 명이 모이고, 지방에서 학생들이 올라오고, 몸에 쇠사슬을 묶고 시신을 지키는 처절한 투쟁을 목도하면서 민주노총의 역사적 책무를 생각했다. 그때부터 총파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철도노조의 60일 넘는 파업은 촛불을 지키고, 이어가고, 확산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 국민항쟁으로 커가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국민의 분노를 확산시키고, 항쟁의 불꽃을 지펴 올리는 위력적인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격변하는 정세에서 주동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몸집이 커진 민주노총이 움직임이 둔하고, 정치총파업에 대한 부담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래서 국민항쟁이 첫 점화된 10월 29일로부터 한 달이 되는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활동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11월 2일 비상시국회의에서 파업권을 위임받고, 12일 민중총궐기를 승리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30일 민중총파업에 맞춰 30만 조합원이 일어서 박근혜 퇴진에 결정타를 안길 것이다”

-30일 총파업을 조직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파업 중인 철도노조가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하야촛불을 밝혀 준 것이 민중총파업 성사에서 가장 큰 힘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철도노동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사고는 현대차 지부에서 터졌다. 2000표 차이로 파업이 부결 난 것이다. 금속노조 전체는 70%의 찬성으로 총파업이 성사됐는데…. 다행히 대의원대회를 거쳐 현대차 지부도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중총파업에 민주노총은 어떻게 움직이게 되나?

“이날 우리가 드는 구호는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와 ‘재벌도 공범’이다. 16개 시도별 총 30만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한다. 서울은 삼성, 롯데, SK, 현대 등 재벌기업의 본사를 타격하고 4시 광화문으로 집결한다. 성과연봉제 투쟁을 진행 중인 철도 및 공공운수노조는 대부분 서울로 집결해 청와대로 진격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이 지나치게 대공장 노조에 의존해자기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국민항쟁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다. 30일 총파업만 해도 그렇다. 말 그대로 박근혜 퇴진을 건 정치파업이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집단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조직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촛불 광장에서 민주노총을 만난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 2017년 최저임금 1만 원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도 앞당겨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민항쟁을 거치면서 민주노총은 조합원 200만시대, 비정규직 노총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죽 쒀서 개주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다. 민주노총이 추진하던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

“87년의 속이구(6.29)선언 때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0일 총파업이 끝나면 정치특위가 ‘박근혜 이후’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다. 진보진영의 단일한 대선방침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보정당 문제도 논의되리라 본다. 항쟁 시기의 광장은 양 극단의 이견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용광로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분열되고 대립했던 진영과 주장들도 항쟁의 용광로에서 한덩어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빼앗긴 권력을 국민 스스로가 되찾겠다고 결심했다. 국민들이 직접정치에 나선 것이다. 1700만 노동자도 자기 권리를 되찾는 오늘의 항쟁에서 미래를 위한 큰덩어리의 진보정당 건설에 과감히 나설 것이다”

-노동자와 국민들게 한 말씀?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번엔 끝장을 봐야 한다. 박근혜는 식물대통령이 아니라 범죄자다. 범죄자가 계속 일을 하게 놔두면 범죄행위를 용납하는 꼴이 된다.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한일정보보호협정을 날치기로 체결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매국행위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민주노총이 일관되게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이유다. 또한 매국 범죄행위의 공범자, 부역자인 새누리당과 재벌도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 야당은 개헌과 탄핵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말만 듣고, 광장에 몸을 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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