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투쟁, 즐기며 싸우자. 율동, 플레시몹으로 분위기 업
사드 반대와 평화의 촛불을 든 김천사람들의 생생한 현장소식을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모바일 채팅앱에 일지 형식으로 올리는 김천시민 구자숙씨의 김천사드이야기 - 76, 78회 사드반대 촛불집회 |
제76회 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 11월 4일
날씨가 많이 풀렸다. 오늘은 율동맘들이 구미촛불집회에 연대 공연하러 가서 율동 없이 개사곡 배우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젊은 그대’와 ‘무조건’이었다.
아~ 김천시민 거부하고/ 아~ 성주군민 거부하는/ 사드 철회 사드 철회
한반도 사드 필요없으니 미국으로 가져가거라/ 자짜라짜라짜짜 짠짠짠
이명재 목사 사모님이 간식으로 강냉이를 제공했고, 꽁지옹은 아이들 놀이방에 전기장판을 기증했다. 남양주의 어느 시민은 김광진 전 국회의원이 쓴 촛불집회 내용을 보고 추운 겨울 잘 보내라고 핫팩 450개를 보내왔단다. 김천 YMCA에서는 후원금 1백만 원을 모아 박희대 이사장이 “하루바삐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며 전달식을 가졌다.
이어서 이수현님의 자유발언이 있었다.
“2017년 7월에서 8월에 사드를 롯데 CC에 설치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시국이 혼란한 틈을 타서 기습공격을 하는 것 같다. 대통령 지지율 5%, 안보문제를 들먹여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발버둥 치는게 아니겠는가? 근혜, 순실, 새누리당, 국뻥이 하는 짓거리 구제불능이다.
우리 시민들 목숨 걸고 촛불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11월 12일 상경투쟁에 많이 참석해서 우리 투쟁 의지를 보이자. 후원금도 많이 내고, 부담 없이 하루에 ‘일인 일 천 원’씩 모금함에 넣자.”
“한반도 위협하는 사드배치 막아내자!” “원불교는 사무여한. 김천시민 결사항쟁!”
"촛불시민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동요하지 않으며 절대로 촛불을 지켜내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 이 땅에서 추방하자!” “국민들이 보고 있다. 농간술수 때려쳐라!”
사회자인 김덕기 자문위원이 “이수현님은 구호를 집에서 고민하며 만드는 걸로 안다”고 소개했다.
인천에서 온 임정득님이 노래 세 곡을 불렀다. '소금꽃나무'라는 노래였다.
소금꽃나무는 몇 년 전 한진 중공업 노동자 400여 명 해고에 반발해 크레인에 올라가 근 1년여 고공농성을 했던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진숙님이 쓴 책이다. 중졸인가 학력을 가진 김진숙님의 이 진솔한 글을 읽고 무척 감동받았기에 노래 끝난 후 물어보니 “그 책을 읽고 만든 노래다”고 답했다. “하루 종일 일하는 노동자 옷에 하얗게 소금기 밴 땀이 퍼져나가는 모습이 마치 소금꽃 같다”는 대목이 지금도 감동이다.
이어서 '불나비와 오벨라차우(아름다운 그대여 안녕)'를 더 불렀는데 예쁘게 춤까지 추고 관중에게 추임새 넣도록 유도하면서 흥을 한껏 돋웠다. 나중엔 북치는 아저씨가 일어나 춤에 맞추어 주기도 해서 더 분위기가 달아올랐으며, 열광적인 앙코르 요청으로 ‘조율’을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임정덕님은 자리에 앉아 끝까지 집회에 참석했다.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인사와 박일서부위원장의 개사곡 부르기 ‘들국화 사드’와 ‘사드를 물리쳐다오’를 부른 후 김종경 공동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다.
“대통령 지지율 5%는 사실상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받은 셈이다. 대통령은 야당에서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하고 모든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해야 한다. 특검을 하여 최순실을 포함한 모든 정책을 전면 수사하고 내년 선거후 인수위 구성되면 수사결과에 따라 구속하든지 해야 한다.(지금 기소할 수 없으니) 야당에서 추천하는 총리 새누리당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새누리당은 80% 책임이 있다. (“100%다!”하고 누가 외쳤다.) 그래서 미국과 협상해서 사드배치 철회해야 한다.”
사회자가 “무슨 미련이 남아서 자기가 하겠다 하는지, 5% 되면 조용히 그만 두겠다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구미로 간 율동맘들이 돌아와 ‘사드반대가’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일요일 오후 2시 플래시몹 촬영에 많이 나와 달라고 당부도 했다.
이명재 공동위원장의 5분 브리핑이 있었다.
“미국 군담당자가 사드 배치하겠다 하나 관례상 하는 것 같고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 (사드배치하려던) 힘을 잃게 한 원동력은 우리다.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다. 더욱 가열차게 투쟁하자. 더 많이 나와 함께 하자.”
내일은 촛불문화제가 있는 날인데 7시부터 할테니 일찍 나와 달라는 부탁도 했다. 이렇게 우리 촛불은 오늘도 지켜졌다.
제78회 사드배치결사반대 김천시민촛불집회 - 11월 6일
낮 2시부터 역 평화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플래시몹을 하기 위해서였다. 불특정다수가 인터넷을 통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해산하는 것이 플래시몹이라고 한다.
김천의 촛불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힘은 맘카페의 엄마들, 이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만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실천한다. 어느 날 각자가 있는 곳, 가능한 시간에 일인시위를 하기도 했고,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이철우의원 당사 앞 시위가 있던 날 오전에 미리 모여 브라우닝에게 돌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고, 시청에서 국방부가 시장과 만나 롯데 CC사드배치 발표를 하려고 하던 날도 달려가 발표를 무산시킨 것도 엄마들이 주축이었다.
이 엄마들이 또 하나 생각해낸 것이 플래시몹이었다.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리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고 일주일 간 시간 내어 춤 연습을 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힘은 농소의 어머니들. 이분들은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 후다닥 저녁을 드시고 집회에 나오신다. 때로는 발언자들의 말에 적극적으로 추임새를 넣어 힘을 주기도 했다. 오늘은 플래시몹에 참여해야 하나 보다하고 나오셔서는 “우린 낮에 일해야 되는데 많이 나오라 해서 나왔다”고 빨리 하고 가자신다.
150여 명이 모였다. 한 쪽에서는 아이들이 전래놀이랑 체험 활동을 하고 대다수 엄마들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사드반대가’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아이들이 가장 신이 났다. 깃발을 흔들거나 같이 춤을 추며 흥겨워했다. 농소 어머니들도 깃발을 흔들거나 펼침막을 흔들며 분위기를 살렸다.
박희주 공동위원장은 오늘 있었던 ‘사명대사길 걷기대회’에 가서 한 시간가량 사드반대 홍보활동을 하고 왔다는데 촬영이 끝나자 또 깃발 들고 일인 시위하러 간단다.
저녁에 우린 다시 모였다. 오늘의 사회자는 박경범 농민회장이다. 백남기 어르신 묵념으로 시작했다. 장례를 치렀으나 아직 남은 할 일은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는 거라 했다.
평화나비 율동팀의 율동 ‘바위처럼’이 끝나고 박경범 농민회장의 발언이 있었다.
“한미연합사령관이 사드 배치를 조기에 실시한단다. 박근혜정부가 국방ㆍ안보ㆍ외교는 손 못놓겠다 하는데 퇴진이나 하야가 없으면 사드배치 철회도 불가하다. 야 3당은 1)특별법에 의한 특검 2) 책임총리 야 3당이 합의한 인물로 3) 내각 일괄 사퇴, 중립내각 국회에서 구성한다는 합의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박근혜정부가 최순실 일당만 처벌하면 끝나는 듯이 하는 것은 꼬리자르기, 면피용이다. 사드철회의 길은 박근혜의 퇴진이다. 몸통을 무너뜨려야 자동으로 해결된다. 11월 12일 민중 총궐기대회에 백만 명이 모여 박근혜를 퇴진시키자."
이어 덕성여대와 이화여대 학생들이 시위하는 영상을 봤다. 민중총궐기대회 지도부에서 11월 12일 12시까지 방 빼지 않으면 우리가 방 빼러 간다고 경고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환호했다.
율동맘들의 율동 ‘격문’ 더 이상 못 참아 국민이 바꿔내자!
박희주 공동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학생들, 중학생들도 시국선언하고 나서고 있다. 11월 12일 서울로 가자."
“촛불 켜면 사드 물리칠 수 있냐고 묻는데 촛불을 안 켰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으니 “벌써 왔습니다”하고 사람들이 대답했다. “사드철회하는 날까지, 끝까지 하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하니 “멋집니다!” “박서방 최고!”라며 사람들이 화답했다.
평화나비 합창단이 나왔다. 인원도 훨씬 많아졌고 단원을 표시하기 위해 파란 목도리도 두르고 나왔다. ‘그날이 오면’, ‘우리 승리하리라’, ‘진도아리랑’ 세 곡을 불렀다. 특히 진도 아리랑에서 “간다간다 사드간다 촛불시민 반대하니 사드간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온다온다 평화온다 촛불시민 부르니 평화온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서 열광적인 앙코르 요구가 나왔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게‘를 한 곡 더 불렀다.
여해련님이 나와 낮에 보물찾기 한 상을 어린이들한테 주는 시간이 잠깐 있었고, 이어진 이명재공동위원장의 5분 브리핑이 이어졌다.
"국정교과서 출판 안 될 것 같고, 임기 못 채울 듯하며 사드배치도 안될 것이다. 투쟁의 중심은 여러분이다. 함께 투쟁하자."
평화나비율동팀의 율동으로 오늘 하루도 촛불이 지켜졌다.
사족) 사진을 찍으시는 김현옥님과 내가 불려나가 인사를 했다. 부끄럽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촛불을 들고 이 광장을 지키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머릿수 보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생각했고, 그러다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정리하는 일이다 생각해서 했는데 인사를 들으니 부끄럽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지금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이 여럿 되니 그만큼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천 년의 역사에 한 줌 티끌 같은 우리네 삶이지만 함께 나아가면 꿈이 이루어지고 역사가 이루어진다. 그 길이 바른 길인지 끊임없는 자기 점검과 공부가 필요하다 생각하며 오늘 하루 기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