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에 열린 67회 촛불집회에서도 '박근혜 하야' 외침

사드 반대와 평화의 촛불을 든 김천사람들의 생생한 현장소식을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모바일 채팅앱에 일지 형식으로 올리는 김천시민 구자숙씨의 김천사드이야기

저녁 집회에 참석하기 전 밴드를 확인하니 통장이 폐쇄되었다는 소식이 떴다. 무엇보다 농소에서 나오시는 어르신들이 걱정됐다. 율곡동 엄마들은 애들 데리고 나오는 게 좀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어찌어찌하면 될 것 같은데, 어르신들은 집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기도 하고 거동도 불편한데 어찌하나 걱정이 됐다.

▲ 10얼 26일 기자회견 (사진 유선철)

어제 잊고 가져가지 않은 무릎담요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자리에 오니, 어! 어르신들이 벽에 자리 잡고 앉아 계신다. 반갑게 가서 인사하니 차가 늦게 와서 한참 기다리셨단다. 아, 오늘은 이렇게 넘어가는구나. 다행이다. 그런데 앞으론 어찌해야 하나? 율곡동 차는 한 대로 줄이더라도 농소면 두 대는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

어제 보이지 않던 김덕기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자문위원이 오늘의 사회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어디 먼 데 갔다 늦게 돌아왔다고, 덕분에 목이 많이 돌아왔다고 했다. 다들 박수. 오늘도 율동맘들의 율동으로 집회가 시작되었다. 우리 율동맘들 매일이 새로운 모습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의기투합해서 모여 연습을 했다는데 대단한 열정이다.

박판수님의 자유발언.

“사드배치는 불확실하다. 국회 동의 거쳐야 하는데 여소야대 정국이라 아마 제대로 안될 것이다. 여기 항상 오시는 분만 오시는데 좀더 많은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힘쓰자.”

그리고 김덕기 자문위원이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했다. 주로 구호를 외치게 한다고 했다. 신음동에서 오신 두 여성이 북을 치고 있어 물어보니 한 시민은 처음 나와서 북을 치는 거라 해서 박수를 받았다. 농소 연명과 율곡동에서 나온 시민들의 구호. 삼락동에서 온 시민은 자꾸 뒷부분을 잊어버려 삼세판 끝에 구호를 마쳤다.

“사드배치 막아내어 김천평화 지켜내자!”

부곡동 시민은 “내 고향 김천에서 살고 싶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외쳤다.

오늘은 여러 동네에서 온 사람들에게 골고루 ‘아다리’가 된 것 같다.

다시 율동맘의 율동.

그리고 유선철 자문위원의 자유발언.

오늘 검색어 1위는 탄핵이었다. 대통령 존재감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앉았다. 사드도 물 건너가는 것이다.

이원종 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 의혹 때문에 국회에 나와서 “정상적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가?”, “지금이 봉건시대도 아니고...”,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 그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아줌마 치마폭에 놀아났다는 것은 박근혜가 능력이 없다는 것이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니 알아서 내려와야 한다.

그러자 “하야!”하고 사람들이 외쳤다.

고위공무원들은 줄줄이 감옥 가야 한다. 대학생들도 국정질서 파괴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잇달아 하고 있다.

사드는 끝났다!

열광적인 박수! 다시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 나라 망하게 하는 박근혜대통령은 하야하라!”는 구호도 나왔고, “사드는 순실이가 시킨 것?”, “순실, 박근혜에게 사드 철회하라고 얘기하라.”는 발언도 있었다.

다음은 ‘무조건’ 개사곡을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박희주 공동위원장의 자유발언.

이틀 전 도청(도민의 날 행사)에 가서 (김관용 도지사에게) 심한 욕을 했더니 도지사가 뒷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함께 간 장모씨가 도지사 앞에 사드반대(작은) 펼침막을 던졌다. 그러자 (김응규)도의회의장이 그걸 잡아서 꾸깃꾸깃해서 버리더라.

▲ 10.24도민의 날 맞아 걸린 사드반대 현수막 (사진 장재호)

오늘 마을회관에 가서 전에는 참 말하기가 어려웠는데 ‘어무이들 반성하세요.’하니 아무 말도 못하시더라.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철우도 이 자리에 와서 시민들 앞에서 사죄하고 사드 반대 외쳐라.

“필요 없습니다!”하고 시민들이 외쳤다.

이철우 측근들 반성하라. 가장 무서운 적은 나자신이다. 맘들 힘내자. 끝까지 투쟁!

박희주 시의원은 무소속이다. 처음부터 시민들의 마음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시민들과 함께 하고 적극적으로 시민 편에 서서 온몸을 던져 앞서니 그의 진정성을 믿게 되고, 공동위원장에도 영입될 수 있었다.

다만 나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비속어는 조금 삼갔으면 하는 점이다. 특히 이제는 공동위원장이라는 직분에 있으니 이철우의원이나 김관용도지사에 대해 조금 정제된 돌직구를 날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배영애 도의원(더불어민주당)과 황병학 시의원(새누리당)은 박희주 공동위원장과 함께 가장 열심히 촛불집회에 나오는 의원이다. 그런 황병학 의원에게 아쉬운 것은 여전히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토록 새누리당의 총체적인 무능과 부패, 독단을 보면서도 아직 남아 있을 뭔가가 있는 걸까? 오늘 보니 박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고, 더민주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는데... 그런 아쉬움은 나만의 생각일까?

마지막 율동맘들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끝으로 67회 촛불집회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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