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쟁, 3차 세계대전인가 종전인가

▲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

격화되는 전쟁, 확대되는 전선

시리아 전쟁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알레포 공격이 재개된 이후 IS반군 측과 공방이 전쟁 이래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다. 동시에 전선이 넓어지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러 간의 직접 대결전선, 모술과 락까전선이 그것이다.

지난달 24일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공군, 이란의 민병대 등으로 구성된 연합군의 알레포 공격이 재개됐다. 공격 재개 2주 만에 시리아 정부군은 알레포 북부 점령에 성공했다. 강력한 공세로 반군의 피해가 커지자 예상대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민간인과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알레포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자고 나섰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반군의 재무장을 도울 뿐이라고 거절당하자 미국은 러시아가 더 이상 미국과 협조하지 않으면 러시아군은 관(棺)에 넣어져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고, 러시아 국내에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또 미군이 직접 시리아군을 공격하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까지 가세하여 러시아, 시리아 정부가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제형사재판소 조사를 요구하고, 반군의 입장을 반영한 알레포 공습 중단과 군용기 비행금지를 골자로 한 유엔안보리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대대적 여론몰이를 진행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이 비탈리 츄르킨 주유엔 러시아대사의 말대로 73년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만약 미군이 시리아군을 공격한다면 “시리아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을 구조적으로 뒤흔드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최첨단 요격미사일 S-300, S-400을 시리아에 배치했다. 미군이 시리아를 공습하면 그대로 격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진짜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이어 동유럽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 리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기지 건설, 나토군 추가배치 이후 전술핵 배치설이 나오자 러시아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신형 전술핵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을 배치하고 러시아 유일의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함을 지중해로 파견하여 나토(NATO)의 공격에 대비했다.

지난 3일 미국이 러시아와 모든 대화 중단을 선언하자 푸틴 대통령은 바로 미국과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협정 중단을 발표하고 4일부터 7일까지 4천만 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핵벙커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핵전쟁을 염두에 둔 강력한 대응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강경대응에 초강경으로 맞서고 있다. 전 세계 언론에서 3차 세계대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이 과연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일 수 있을까? 아무리 시리아 전쟁의 성패가 미군의 패권유지를 가름할 결정적 사안이라 해도 또 미국의 대외정책을 군산복합체를 축으로 하는 호전세력이 주도한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자신의 운명을 건 일대 도박을 감행할 수 있는지는 현상만 놓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기사가 지난해 9월18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 실렸다. <펜타곤은 러시아에 맞선 발틱 전투를 위한 새로운 전쟁계획을 준비하고 있다(The Pentagon Is Preparing New War Plans for a Baltic Battle Against Russia)>는 제목으로, 대러시아 모의전쟁 실험결과를 다룬 이 기사는 미국이 나토와 함께 발틱해 나라들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경우 ‘미국이 패한다’는 두 차례의 놀라운 모의 실험결과를 보도했다.

핵심 패인은 러시아의 S-400이라는 첨단의 요격미사일에 의해 미국과 나토의 공습이 무력화되고, 또 러시아의 전술핵 타격능력과 사이버공격 능력이 우월했다는 것이다. 실험은 이로 인해 미국 증원군이 도착할 새도 없이 미-나토 동맹군이 제압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 미국방부 펜타곤 전경 (사진 출처 : By David B. Gleason from Chicago, IL (The Pentagon) [CC BY-SA 2.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via Wikimedia Commons)

러시아를 전쟁의 수렁에 빠뜨려라 : 전쟁계획 ‘플랜C’

미국 자신이 내린 미-나토 동맹군과 러시아군의 전력평가가 이러하기 때문에 당장 미국 단독으로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러시아, 시리아 정부, 이란민병대, 레바논 헤즈블라 연합군의 공세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전쟁 패배의 위기감이 커지자 미국은 보다 위험한 새로운 전쟁계획을 제기하고 있다.

이른바 ‘플랜C’다. ‘플랜A’가 IS를 축으로 한 아사드 정권의 전복과 영토의 장악이었다면 러시아의 개입으로 정권 전복이 어려워진 조건에서 차선책으로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를 쪼갠 친미 쿠르드 국가(쿠르디스탄) 건설을 목표로 하는 ‘플랜B’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계획도 터키의 자국 내 쿠르드 반란에 대한 우려와 시리아의 쿠르드 자치구 건설 저지를 위한 결사적인 공세, 러시아, 시리아의 영토 분열 거부 등으로 어렵게 되고 있다(‘미국의 세기가 끝나고 있다 2’.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2터키 편 참조).

진보적인 국제뉴스 포털인 글로벌리서치(Global Research)는 ‘플랜B’에 대해 이 방안은 시리아아랍공화국(Syrian Arab Republic)의 주권과 영토의 통합성을 재확인한 유엔안보리 결의 2254를 위반한 것이자 무엇보다 친미 쿠르드 자치구 건설에 의한 시리아 연방화는 결국 시리아를 더 약화시킬 것이기에 시리아 민중(people)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보도했다.(8.4)

‘플랜C'에 대해 미국의 정치전문지 카운터펀치(Counter punch)는 지난 7일 <펜타곤이 시리아에서 저강도, 안 보이는 전쟁을 시작한다(Pentagon Begins Low-Intensity, Stealth War in Syria)>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했다. 이 기사에 의하면 미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의 이름을 따 ‘카터플랜’이라고도 하는 ‘플랜C'는 두 가지 실행방안을 내용으로 한다.

하나는 미군과 그 동맹군이 시리아에 대해 ‘제한적’ 군사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구체적으로 “비밀리에 크루즈 미사일을 이용한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폭격이나 동맹군의 전투기나 함정에 의한 원거리 공격 등”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 실행방안은 러시아와 긴장고조를 원치 않는 오바마 대통령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폐기된 것은 아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이 방안을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 없이 지난달 17일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기지에 대한 미군 공습으로 실행한 바 있다. 이달 18일에도 벨기에 F-16전투기에 의해 알레포 근처 민간인 마을이 파괴되어 6명이 사망했다(연합뉴스).

이것은 호전세력(war party)이 시리아에 대한 제한적 군사공격방안을 대통령의 반대로 전면적으로 시행하지는 못하지만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작전이 계속 이어진다면 러시아는 이미 밝힌 대로 배치되어있는 S-300, S-400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미군기와 나토 동맹군기를 격추할 것이라는 점이다.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미국-나토동맹국간에 직접 교전이 벌어지게 되면 상호 적대적 여론이 급증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서로 핵미사일을 날리는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것이다. 이미 프랑스, 독일 등이 알레포 공격을 계기로 ‘러시아 악마화’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 언론의 ‘3차 세계대전 임박’ 보도는 이런 미국의 전쟁계획에 의거한다.

▲ 영화 '블랙호크다운'의 한 장면

‘플랜C’의 또 하나 실행방안은 한마디로 러시아를 IS 등 테러리스트와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가 시리아에 대한 막대한 전쟁비용으로 지치게 되고”, “그로 인한 많은 부정적 효과로 인하여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 9.29).

이를 위해 반군에 견착식 대공미사일 등 첨단무기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병력의 집결 및 재조직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러시아가 IS 등 반군과 오랜 소모전에 빠져들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저강도 전쟁전략에 따라 세계적인 ‘러시아 악마화’ 여론조성과 경제제재를 가하고, 뒤에서 반군에 군비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러시아가 전쟁의 수렁에 빠져 지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마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전쟁의 수렁에 빠져 15년이 지나도록 빠져 나오지 못하는 현 상황을 연상시킨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우습게보고 2001년 함포사격을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해 정권을 바꾸긴 하였지만 그 이후 끈질긴 탈레반의 반격으로 지금은 수도 카불을 제외한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대부분이 다시 탈레반에 장악됐다.

미국은 패했다. 오바마 정권이 올해 철군 일정을 미룬 것은 미군이 나올 경우 바로 수도마저 탈레반에 함락되어 ‘베트남의 악몽’이 재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권은 자신의 재임 중에 이것만은 피하고 싶은 모양이다. 미국은 러시아에게도 이런 쓰디쓴 ‘선물’을 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IS는 탈레반이 아니다. 미국은 두 가지 점에서 오판하고 있다. 하나는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지지를 받은 정치세력이지만 테러조직인 IS나 자바트 파테알샴은 시리아 민중의 지지는커녕 증오를 받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시리아 정부 연합군은 통합적 지휘력과 우수한 무장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IS와 자바트 파테알샴은 서로 배척하고, 군소 수백 개 파벌은 입장이 달라 제대로 통합되지 못할 뿐 아니라 무장력도 공군이 없는 등 열세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이 없다면 이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한편 이 방안은 베트남전쟁 패배시 미국이 남베트남 정부에 했던 방안을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은 막대한 군비를 남베트남 정권에 넘겨주고 필요하면 언제든 돌아온다는 말만 남기고 철수했다. 물러난 것이다. 3차 세계대전과 종전. ‘플랜C’는 사실 두 경우의 수를 다 포함하고 있다. 

▲ 영화 '블랙호크다운'의 한 장면

불꽃튀는 대결. 기울어지는 전세

미국은 저강도 전쟁전략인 ‘플랜C’에 따라 다음과 같이 시리아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하나는 미국 대선과 연계한 러시아 적대여론 강화와 추가적 경제제재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IA)는 8일 민주당 이메일 해킹 배후를 러시아로 지목하고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렇다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러시아의 해킹에 대한 보복으로 사이버공격을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전례 없는 발표는 대선을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트럼프와 진정 미국을 위한 클린턴 간의 대결로 몰아가고, 러시아 적대의 명분을 얻고자 하는 오바마 정부의 의도이다. 위키리크스는 3차례의 미 대선토론에서 가장 많이 나온 표현이 ‘러시아’와 ‘푸틴’이었다고 발표했다.

또 하나는 유럽 동맹국들을 움직여 러시아, 시리아 정부의 알레포 공세에 대한 비난 여론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프랑스가 나서서 반군 입장에 의거한 안보리 휴전결의안을 제출하고, 여기에 영국, 독일까지 가세해 러시아, 시리아 정부의 알레포 공격을 전쟁범죄로 비난하면서 추가적인 EU차원의 경제제재를 협박했다.

그리고 ‘플랜C’에 따른 군사작전으로, 18일 IS의 이라크 근거지 모술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미국은 터키의 참전 요구를 거부하고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민병대(YPG)를 지상 전력으로 하고 미군의 공습을 더해 모술을 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진정으로 IS나 자바트 파테알샴(알 누스라)을 치는 것이 아니다.

앞서 1부에서 서술한 ‘자바트 파테알샴’ 사령관의 인터뷰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에서 확인되듯 모술 공격은 미국이 이들을 격퇴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알레포를 지원하고 반격을 가하기 위해 모술에 있는 테러그룹들이 그곳을 탈출하여 시리아로 향할 수 있는 명분과 환경을 만들어 준 작전이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는 13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보국이 9,000명 이상의 IS 반군들이 모술을 떠나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와 팔미라를 재장악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고, 이어 18일 시리아군의 성명을 인용하여 “미국 주도 동맹군이 테러리스트들이 모술에서 시리아로 들어오는 안전한 통로를 확보해주어 동부 시리아에 새로운 전장을 만들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또 20일에는 “적어도 100명의 IS 사령관들이 모술 작전 중에 탈출하여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미국은 총력을 모아 시리아 알레포 주변을 전쟁의 수렁, 지옥의 격전장으로 만들려하는 것 같다. 모술 작전에 이어 시리아에 있는 IS의 수도 락까에도 미국의 작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10.20).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 작전은 미국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에서 변변한 성과 하나 없던 오바마 정부가 이를 탈환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대선에서 중동정책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우호적인 여론지형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방위적 대응으로 미국의 전략을 꺾으려 하고 있다. 우선 제일 큰 성과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지지를 얻은 것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가하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15~6일 인도 고아에서 개최돼 역사적인 ‘고아 선언’이 채택됐다.

이 선언에서 시리아 전쟁 관련 사항은 세계가 다극화된 세계질서로 이행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은 세계평화에 전례가 없는 위협으로 시리아의 평화와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투쟁을 유엔안보리가 중심이 되어 이행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아울러 국제법에 반하는 일방적인 군사개입과 경제제재를 비난했다(교도통신). 스푸트니크는 “중국과 인도가 시리아 위기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 전례 없는 지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10.16).

다음으로 유럽의 러시아 비난과 경제제재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유럽의 입장에 변화를 주었다. 19일 러시아 비난의 선봉에 선 독일, 프랑스 정상들과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위기를 의제로 한 회담을 통해 그들의 비난을 누그러뜨림과 동시에 알레포에 20일 11시간의 인도주의적 임시휴전을 실시했다.

이 시간 안에 알레포 주민과 반군들은 탈출하라는 것이다. 하루가 너무 짧다는 요구가 나오자 다시 3일을 더 연장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이는 임시 휴전기간에 알레포 반군들이 재정비할 시간을 버는 것을 알면서도 더는 전쟁범죄, 민간인 희생이라는 비난이 나오지 않도록 명분을 얻으려는 것이다. 그 결과 20일 EU 정상회의에서 초안에 있던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은 철회됐다.

러시아의 중대한 외교적 승리다. 만약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결의됐다면 나토(NATO)의 대러시아 군사 대응에 명분을 주었을 것이다. 아울러 EU 정상회의는 “유엔의 감시 아래 신뢰할 수 있는 정치적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연합뉴스) 유엔의 승인 없는 미국의 단독적인 군사행동에 제동을 건 것이다. ‘고아선언’의 관련 내용과 유사하다.

러시아는 이밖에도 최근 지중해와 발트해 연안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군함과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했다. 13일에는 세 차례에 걸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했다(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10일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군사, 경제협력을 확인했다.

터키의 미국 견제는 현 시점에서 대단히 긴요하다. 그리고 12~15일 이집트와 러시아 공수부대가 참가하는 대테러 연합군사훈련을 전개했다. 이집트 시시 정권은 자신의 최대 후원자인 사우디와 불편한 관계를 감수하고 러시아가 제출한 시리아 전쟁에 관한 유엔안보리결의안에 지지를 표하고 연합훈련까지 진행한 것이다. 북아프리카에 또 하나의 터키 같은 나라가 출현했다. 시리아는 이집트에 공식적으로 군사지원을 요청하고, 이집트도 이에 화답했다(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중국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해군 소장이 직접 시리아를 방문해 시리아군에 대한 훈련 및 의료지원을 약속했다. 영국 언론 더 선(the SUN)은 3일 중국의 대시리아 군사지원이 더 강화되어 시리아 현지에서 미군 특수군과 중국군이 교전했고, 전투기도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

3차대전인가 종전인가 그리고 미국대선

이상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현 시기 3차 세계대전이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바마 정부는 무엇보다도 대선 승리가 우선이다. 대선판 자체를 깰 수 있는 대규모 전면전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무릇 전쟁이란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을 때나 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전쟁사에는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승리한다고 자신했음에도 패한 경우가 있다. 

더구나 미-나토 대 러시아간의 모의전쟁 실험에서 미국이 패한다는 결론이 나온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미국은 중국, 북한과도 전면전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미-러 간에 핵전쟁이 벌어지면 한반도 역시 결정적 위기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분열시켜 통치하라(divide & conqure)'는 패권전략을 망각하고 중·러에 대한 동시 포위전략을 추구해 중·러를 그 어느 때보다도 단결시켰다.

여기에 북한까지도 적대, 포위를 계속해 핵보유국으로 키워냈다. 반면 유럽은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보듯, 미국과의 전면적 협력에 소극적이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은 대러 제제에 반대하고 있고, 그동안 앞장서서 러시아를 비난하던 독일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유럽 각국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경제제재 하나 갖고도 이런데 운명을 건 대러 전쟁에 참가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미국은 거의 단독으로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미국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스푸트니크는 지난 8일 이스라엘의 전직 고위정보관리의 말을 인용하여 미-러 간의 긴장고조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최근 미 정부의 수사는 과거 베트남전쟁 마지막 국면에서 사실상 전쟁에 패했음을 깨달았을 때 했던 표현과 상당부분 유사하다. 알레포의 패배는 오바마 정권, 특히 대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에게 심대한 타격이다. 미국은 알레포 반군의 패배를 최대한 연기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은 반군을 위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일 만큼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의 선전 캠페인은 지속할 것이다.”

미국의 세기가 끝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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