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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일만에 열린 ‘300일 문화제’[최정명·한규협 농성일기]4월29일(금) 324일차입니다

현장언론 민플러스가 창간과 함께 [농성일기]를 연재합니다. 사람의 권리를 위해 행동에 나선 이들이 서로 의지하고 힘을 북돋우며 고난을 이겨내는 순간들을 담은, 사람 냄새 물씬한 날적이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 순서는 서울광장 옆 건물 옥상 전광판 위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320여 일째 농성 중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 비정규직분회 최정명, 한규협 조합원의 날적이입니다. [농성일기]는 이들처럼 행동하는 모든 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편집자]

2016년 4월 29일 금요일 324일차입니다.

헛 세월을 보내고 있진 않나 봅니다. 많은 분들이 와 주신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감동입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대표자들의 말씀도 잘 들었고 저희도 잘 버텨보렵니다. 그리고 불편하심에도 발언까지 해주신 백기완 선생님을 보고 있으니 괜시리 창피해지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길 염원하겠습니다. 또 너무 감사드리고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경찰들과 대치하다 전해준 분회장 동지의 조합원 엽서는 무엇보다 힘이 났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생하신 동지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아래는 300일 문화제에서 진행한 전화 연설 내용이다. 처음 것은 최정명 조합원의 연설 내용.

동지들! 많이들 오셨네요. 멀리 화성에서, 광주에서, 소하에서 올라오신 조합원 동지들 반갑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뜨겁게 연대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달려와 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팔옷 입고 여기 올라왔는데 어느새 계절이 한바퀴를 돌아 다시 반팔을 입는 복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음달을 지나면 어느새 일년이 되는군요. 마치 긴 꿈을 꾸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곳 환경에 많이 적응했다지만 비현실적인 이 상황이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고공농성을 올라와서 달라진 것은 사측을 교섭장으로 다시 끌고 나온 것입니다. 불법파견 교섭은 이미 끝났고 더 이상 존재할 필요도 없다던 기아차 사측을 고공농성 투쟁을 통해 다시 교섭장으로 끌어낸 것입니다.

그러나 딱 여기에서 멈춰 있습니다. 아직 한번도 기아차 사측은 구체적인 정규직전환의 내용을 내놓은 적이 없고 교섭은 진척될 기미가 없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부터는 그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입니다. 끊임없이 교섭을 지연시키고 있는 기아차 사측은 야비한 꼼수를 버리고 즉각 진정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시간을 끈다고 우리가 나약해지고 포기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아주 유치한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 분명히 말해둡니다. 기아차지부와 분회는 속도 있게 교섭을 진행시키고 적극적으로 투쟁을 조직해 주십시오. 이것이 오늘 농성자들이 동지들에게 드리고 싶은 부탁이자 바램입니다.

시간에는 장사가 없다고 몸도 마음도 점점 힘들어 지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가 불타고 있고 그럴 힘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힘의 원천은 다름 아닌 동지들입니다. 동지들의 투쟁의지가 살아있는 한 우리는 여기서 끝장을 볼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동지들을 믿겠습니다. 그 믿음과 의리의 힘으로 저희들은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승리해서 아래에서 건강하게 만날때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최정명 동지와 함께 농성하고 있는 한규협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오랜만입니다. 동지들.

124일 만에 동지들을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고맙습니다. 저도 제가 324일동안 버틸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이렇게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일년 내내 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상집간부, 대의원, 조합원동지들, 매일 도시락 가져다주시는 지연호 선생님과 향린교회 집사님들, 일부러 찾아오셔서 이곳을 올려다보며 힘내라고 말씀해주신 많은분들, 일일이 말씀드리기 힘들만큼 많은 분들 덕택에 이때까지 건강하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힘들지 않냐고 많이 물어 보십니다. 식사 끊고 전기 끊고 경찰들이 식사 방해하는 것은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추위와 더위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주말부부였던 저희들은 좋은 밥과 의료진들의 도움으로 예전보다 나은 생활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작 마음이 아픈것은 저희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가족들과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회사때문입니다. 유일하게 생계를 책임졌던 두 사람의 가장을 두었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들은 참 미안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불평 한마디 없이 함께 버텨준 가족들. 너무 고맙습니다.

회사는 지금까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섭 장소에 나온 것이 성과이기는 하지만 고민해 보겠다는 말로 수년째 버티고만 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비정규직 철폐는 구호가 아니라 천만 노동자들의 생존권적인 문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회사는 저희가 지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지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희망을 주십시오. 그 희망이 있으면 저희는 힘들어도 웃으며 버틸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많은 분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비정규직 철폐되는 그날까지 저희도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편집국  news@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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