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주년 3.1절 범시민대회…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수여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집중행동

“양금덕 할머니의 싸움은 13살, ‘중학교에 보내주겠다’는 일제에 속아 일본으로 끌려가셨을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99년 처음으로 일본 재판부에 미쓰비시사를 고발하며 25년의 긴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할머니의 훈장을 빼앗긴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우리 국민 모두의 훈장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훈장을 빼앗은 이유가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다시 나라를 팔아먹기 위한 것이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의 승리가 곧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 외교 장·차관 회담을 잇달아 진행하며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일본 전범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의 기부를 받아 지급)을 추진 중이다. 굴욕적인 정부 해법에 대한 전국민적 반발로 정부가 계획한 ‘설 전 합의’. ‘2월 말 합의’는 파탄이 났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5월 초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까지 한일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1~2일 인도 뉴델리에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고, 여기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 22일, 외교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집중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
▲ 22일, 외교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집중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

굴욕외교에 빠진 정부와 외교부를 대신해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등을 요구하며 자주외교·평화외교의 목소리를 터친 건 국민들이다.

지난 1월12일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이 공식화된 후 967개 단체와 3,173명의 시민은 비상시국선언을 내놨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1인시위에 전국 각지 598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정부 해법안 폐기 여론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국민 분노에 긴장한 50여 명의 국회의원도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 및 전범기업 직접배상 촉구 의원 모임’을 결성하며 뜻을 같이했다.

104주년 3.1절을 앞두고 국민 분노와 항의행동은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윤 정부, 일본과 내선일체” 규탄… 3.1범시민대회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윤 정부를 향해 “일본과 한 통 속인 내선일체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전범 대기업이 돈이 없어서 배상을 못 하는 게 아닌데, 제국주의 착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셈임을 뻔히 알면서도 일본에 애걸하는 윤 정부에 분노한다”면서 “박근혜가 강제동원 대법 판결을 막으려던 공작을 그대로 이어받아, 판결은 깡그리 무시하고 국민의 자존감과 나라의 자주성을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배상이 없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적기지 반격 능력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이에 대한 환영 입장을 표했다. 군국주의 부활과 한반도 재침야욕에 불타는 일본, 세계 패권 장악을 위해 ‘한미일 전쟁동맹’에 목메는 미국을 위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지우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 반대!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1.12. [사진 : 뉴시스]
▲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 반대!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1.12. [사진 : 뉴시스]

이들은 104주년 3.1절을 앞두고 ‘굴욕외교 중단’ 집중 행동을 벌인다.

22일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3,100인이 1인시위를 벌이고, 3월 1일엔 서울시청 광장에서 ‘104주년 3.1절 범시민대회’ 열어 “굴욕외교 중단”의 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도 참석한다.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외교부가 빼앗아 간 국민훈장을 대신해 ‘평화인권훈장’을 달게 된다.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30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 오가며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투쟁해 온 할머님의 굳센 모습을 보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시민들이 힘을 모았다.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수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추진위원 함께 하기)

앞서, 강제동원 굴욕 해법을 내놓은 외교부는 일본 눈치를 보며 양금덕 할머니의 국민훈장을 취소시켰다.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달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열린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책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17. [사진 : 뉴시스]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달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열린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책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17. [사진 : 뉴시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할머니의 빼앗긴 훈장을 되찾고,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3.1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터에서, 학교에서, 국회에서, 거리에서 ‘굴욕적인 한일합의 중단’, ‘식민지배 사죄배상’을 위한 3,100인 1인시위에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27~28일 양일간 16개 가맹조직이 강제동원 노동자상과 함께 1인시위를 벌인다. 또 한국노총과 함께 3월1일 ‘강제동원 노동자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들과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안 폐기’를 위한 대국민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시민 598명 1인시위 사진이 담긴 현수막.
▲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시민 598명 1인시위 사진이 담긴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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