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대사 “핵정책법령, 적대정책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 보장 위한 정답”

북한이 유엔총회라는 국제무대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화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성 북한유엔대사는 26일(현지시각)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정책 법령 채택은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정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30년간 미국의 간악한 적대정책이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성 대사는 지난 6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은 자주권의 범위 내에서 미국의 적대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역설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설에서는 “미국의 적대정책과 군사적 압박이 가중될수록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의 힘도 정비례하여 강화될 것”이라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 김성 유엔 북한대사가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UN WEBTV 캡쳐)
▲ 김성 유엔 북한대사가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UN WEBTV 캡쳐)

김성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수 차례 진행되었던 미국의 대화 제의를 북한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대북정책검토에 착수했고 4월 말 대북정책검토를 완료한 후 북한측에 접촉을 제안한 바 있다. 자신들의 정책검토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그 후 7월에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대화를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다. 따라서 이번 유엔 총회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핵무력 강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반면 북미 대화는 막혔으나 북중 기차길은 다시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김성 대사가 유엔에서 연설하던 바로 그날 오전 7시 40분께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오가는 화물열차가 운행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북중 화물열차는 2020년 8월 운행이 중단되었다가 올 초 재개되었으나 단둥에서 코로나가 확산되자 다시 4월에 중단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북중 양측은 일전에 관련 국경 조약에 따라 우호적 협상을 거쳐 단둥-신의주 항구 간 철도 화물 운송 재개를 결정했다”면서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공식 인정했다.

이로써 남북미 삼각관계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던 시대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던 2018년은 남북미 삼각관계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지 모른다. 북미 대화의 길은 차단되었고 북중 기차길은 다시 열렸다.

차단된 북미 대화는 북미 대결을 촉발할 것이며, 재개된 북중 기차길은 북중 협력을 촉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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